국제금융센터 "美금리 연내 2회 인하···AI株 조정 압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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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설명회
불확실성 확대···'연준·트럼프·중국·AI' 핵심 키워드
"한은 금리인하 불확실성 커···환율·가계부채 변수"
(왼쪽부터)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전문위원, 윤인구 글로벌경제부장, 정형민 세계경제분석실장, 김용준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 이치훈 신흥경제부장이 1일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제금융센터)
(왼쪽부터)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전문위원, 윤인구 글로벌경제부장, 정형민 세계경제분석실장, 김용준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 이치훈 신흥경제부장이 1일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제금융센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디스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이 이어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내 2회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은행의 경우 환율, 가계부채 추이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1일 '2024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통해 "연준의 6월 점도표와 금융시장 컨센서스인 '9월 피벗(통화정책 전환)·연내 1회 인하' 전망과 달리 '9월 피벗·연내 2회 인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연준의 완화적인 태도 △정책금리 고점 지속(현재 11개월)에 따른 후행성 항목들의 디스인플레이션 전망 △노동시장 불균형 개선 및 실업률 상승 조짐 등을 꼽았다.

◇미 연준 9월 피벗 전망···"최장 고점 유지 부담"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과거 30년간의 미국 금리 주기를 보면 정책금리가 고점 상태를 가장 길게 유지한 기간은 15개월로,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직전이었다"며 "연준이 작년 7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현재 11개월 정도 고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어차피 금리를 인하할 상황에서 굳이 (15개월을 넘어서는) 사상 최장의 고점 유지기를 가져가는데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9월 인하를 예상하는 이유 중에 하나"라며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내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올해 2회 인하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경우 미국 기준금리 향방과 환율 흐름, 가계부채 추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은 통화정책 국장을 역임한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면 원·달러 환율 절하 압력을 커질 수 있다"며 "이같은 환율 리스크를 보고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다른 우려는 가계부채 문제인데, 이 문제를 금리로 대응할지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로 대응할지 불확실하다"며 "명확한 것은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큰 폭의 정책변화에 대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 간 양자대결에서 트럼프 후보가 0.7%p(포인트)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확장적 재정지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방향성은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IRA 지속 여부, 법인세 및 개인소득세 수준, 보편적 관세 부과, 대(對)중국·러시아 전략, 친환경 정책 지속, 이민 제도 등에서 양 후보의 입장차가 뚜렷하므로 트럼프 재선 시 큰 폭의 정책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은행·금융주, 전통적 에너지주, 항공·방산주 등 트럼프 바스켓의 주가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고,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 전망으로 국제유가 하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이끈 상반기 경제···하반기 조정압력 커질 것"

올해 상반기 연준의 피벗 지연 등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열풍이 선진국 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여건이 완화됐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진단이다.

실제 대규모 AI 투자의 결과로 엔비디아 등 AI반도체 기업, AI클라우드 제공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관련 주가도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AI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경우 올해 1분기 260억4000만달러(약 35조9872억원)의 매출을 달성, 시장 컨센서스(246억5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날 기준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엔비디아(72배), 아마존(54배), MS(39배), 구글(28배) 등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기업 밸류에이션을 두고 국제금융센터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주식분석부장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비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AI 수용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고 이에 따라 투자의 수익화도 더딘 상황"이라며 "AI 관련 매출이 일부 소수 기업에 한정돼 있고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한 것은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주식시장에서 장기 테마로 자리매김하겠지만 하반기에 단기 조정 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AI를 두고 닷컴버블 재현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으나 밸류에이션, 과잉투자 여부, 레버리지 등을 감안하면 버블평가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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