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2회 연속 금리 동결···역대 최장기간 (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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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동결, 전망치 부합···물가상승률 2.4%까지 둔화
美금리인하 불확실성, 가계부채, 농산물가격 등은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동결했다. 물가상승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인하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미국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나 가계부채, 고환율 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로 기존 역대 최장 동결 기록(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 1년 5개월 21일, 1.25%)을 갈아치우게 됐다. 지난해 2월 이후 12회 연속 금리가 동결되면서,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이번 동결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부합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다른 1명은 0.25%포인트(p) 인하를 예상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물가오름세가 완연히 둔화되며 긴축완화 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보이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 신중론이 재확인됐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현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물가상승률은 한은 목표치에 근접했다. 지난달 국내 물가상승률은 2.4%로, 한달새 0.3%p나 둔화됐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5월 금통위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언급한 레벨(2.3~2.4%)에 해당한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최근 미국 비농업 고용과 구매관리자지수(PMI) 같은 경기지표들이 둔화되면서 인하시점이 9월로 좁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 수준이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미 경기 둔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점도 변수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인플레가 지속해 2%로 떨어지고 있다고 단언할 준비가 안 됐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계부채도 발목을 잡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1115조5000억원으로,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달새 6조원이나 급증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섣부른 금리인하가 오히려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밖에 여름철 이상기온 속 농산물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진 물가 둔화의 추세 확인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상황 역시 정책대응에 나설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되며, 환율과 정무적 판단 같은 요인들도 섣부른 정책금리의 변화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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