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역행' 두산 지배구조 개편에···두산에너빌리티·밥캣 소액주주 '울상'
'밸류업 역행' 두산 지배구조 개편에···두산에너빌리티·밥캣 소액주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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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상폐 밥캣, 가치 희석 에너빌리티 소액주주
(사진=두산)
(사진=두산)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역행하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소식에 상장 폐지의 길로 가야하는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이 '울상'이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 또한 신설법인을 만들어야 해 기업가치가 희석될 가능성까지 존재해 주주들의 울분이 커지고 있다.   

12일 두산그룹은 전날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주요한 내용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인적분할 한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해 완전 자회사가 된다. 이후 두산밥캣은 상장폐지된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두산밥캣 주식을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할 의지가 있는 투자자들에게 합병에 따른 교환비율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교환비율은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0.6317462주다. 전날 두산밥캣 종가가 5만원 대, 두산로보틱스는 8만원대로 이를 교환비율대로 계산하면 사실상 금액 측면에서 1대1 교환이 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진행 될 경우 문제점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투자자 입장에서 특성이 다른 상장사라는 점이다. 

두산밥캣은 저평가 된 재무 건전성이 튼실한 회사라면,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은 없지만 미래가치로 주가가 고평가 된 회사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7000억원, 1조3000억원이었다면 두산로보틱스는 530억원, -192억원로 적자다. 그러나 1주당 가격은 두산로보틱스가 더 높다. 이에 두산밥캣은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저평가 우량주로 밸류업 수혜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 발표가 나온 뒤, 두산로보틱스의 이날 주가가 최고 26%까지 상승하고 나니, 일각에서는 더욱 미래가치가 큰 종목으로 교환해주는 데 무슨 불만이 있냐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익명의 금융투자 전문가는 "처음부터 로봇산업에 관심이 있던 투자자라면, 로봇산업을 하는 두산로보틱스에 투자했을 것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태도에 불과하다"며 "두산밥캣의 본질적인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두산밥캣을 선택한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왜 존재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기업 밸류업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 중에서도 정반대의 길을 가는 기업이 또다시 나온다는 것이 어처구니 없다"고 덧붙였다. 

합병으로 인해 두산밥캣의 재무와 영업활동에 미치는 효과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이 영업력 혹은 비용절감 등에서 시너지가 기존보다 더 강화됨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합병 후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자회사로 두산밥캣이 들어간 만큼, 로봇회사로만 묶이지 않을 것이다. 로봇회사이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을 두고 주가가 고평가된 경향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상장 폐지와 더불어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건 두산에너빌리티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중간지주 회사를 신설해 분할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주 입장에서는 연결 손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산밥캣을 분할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두산밥캣 가치가 떨어졌을 때 진행해서,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으나 교환비율은 확정이 됐고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합병 전까지 상승한다면 관건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주들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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