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엔화 강세···트럼프 피습으로 단기 변동성↑
예상밴드 1350~1390원···美 소비·中 3중전회 등 변수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으로 안전선호심리가 확대, 단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은 기대감이 커진 9월 인하 가능성을 근거로 달러 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6월 미 소매판매의 하락 전환이 예상되고 있으며, 실개입 경계감에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15~19일)은 137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2원 오른 달러당 1377.0원에 개장했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오전 10시경 1381.6원선까지 올라섰다.
지난주 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습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며 달러 강세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3일 103.7pt선까지 후퇴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pt에 근접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위험선호의 우위다. 미 고용지표에 이어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예상을 하회하며,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 역시 1376.1원으로 출발해 1375.8원으로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인하 가능성은 현재 94.4%(25bp 인하 88.1%)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6.7%p나 상승했다. 가장 유력한 올해 금리인하 횟수 전망도 3회(51.6%)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금리인하 기대감은 이번주 외환시장에서도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로는 6월 미 소매판매 발표가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 소매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2% 감소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판매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또 한번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약세로 인한 주요국 통화의 절상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대표적으로 CPI 발표 직후 달러당 161엔선에서 157엔선으로 급락한 엔화를 들 수 있다. 이처럼 급격한 약세에 일본정부가 약 3조엔 규모의 실개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8엔선을 회복했다. 다만 지난 13일 일본 재무성이 "투기로 인한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수입 물가 상승으로 국민의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경계심을 높이자, 오름세에 제약이 걸렸다는 평가다.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당 7.25위안선까지 하락(절상)한 가운데, 중국 3중전회가 이날 개막했다는 점은 주요 변수다. 3중전회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국정방향이 제시되며, 경제·사회 등의 주요 정책이 나오는 중국 경제의 이정표로도 불린다.
특히 시장에서는 2년 반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위기에 대한 부양책 등에 주목하고 있지만, 기대치는 낮은 상태다. 이날 발표되는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5.1%라는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됨에도, 이에 대한 중국 안팎의 온도차가 크다는 점 역시 우려요소다.
이밖에 유로의 경우 달러 약세에 힘입어 유로당 1.09달러선에 진입했다. 프랑스 2차 총선에서 좌파연합의 승리라는 예상밖 결과가 나온 데다, 오는 18일 예정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기반한 달러 약세 속 주요국 통화의 강세 전환으로 제한적 약세가 예상된다.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위험회피심리로 달러 등이 일시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공고한 데다, 정부의 개입 경계감이 반영된 엔화 강세와 미 소매판매 둔화 전망은 이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밴드는 1350~139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 : 1360~1390원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에서 유입되는 결제 수요에 하단이 경직적인 상황이지만, 위험선호가 강하다는 점에서 하방이 우세하다. 50일 이평선을 하회할 경우 다음 지지선인 136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
미국 CPI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주요 지지선인 200일 이평선을 하향 돌파했다. 이번 주 6월 소매판매 둔화까지 확인될 경우, 103pt 초반대까지도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 역시 여전히 단기적 상승 모멘텀이 강한 상황이나, 외환당국 개입 경계에 제한될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 1370~1386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현재 레인지에서 강보합 수준이 예상된다. 지난주 미국 물가지수 둔화, 트럼프 피격 소식이 반영되고 있으며, 이번주 미국 소매판매 등 실물지표와 ECB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물가 등 미국 실물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방향의 재료로 소화되며 환율 하락요인으로, 트럼프 지지율 상승은 달러화 강세 및 환율 상승요인으로 해석된다.
ECB도 물가 횡보와 경제 성장세 소폭 개선을 근거로, 7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 속 연내 1~2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50~1400원
이번주에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미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강세 기조가 가시화된 엔화의 추가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엔화 추가 강세 시 약세에 베팅한 투기자금의 청산이 이뤄질 수 있어 예상외로 엔화 강세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
중국 3중 전회 결과도 변수다. 내수 회복과 부동산시장 침체 탈피를 위한 추가적 부양조치 내용이 시장 기대를 상회할 경우 위안화 등 비달러 통화에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