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국토교통부가 분양가상한제 개선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해 제도 개편 여부가 주목된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조만간 '분양가 상한제 관리체계 개선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연구용역 발주에 앞선 사전규격 공고를 통해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주택 건설 관련 기준 등을 현실성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심의에 따른 분양 가격 이하로만 정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규제로 2005년 공공택지에 조성되는 공동주택에 적용하는 것으로 도입했다가, 2017년부터 민간 택지더라도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까지 적용되도록 확대했다. 지금은 규제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송파·강동)와 용산에 조성되는 공동주택이 공공택지에 조성된 공동주택과 함께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국토부는 최근 변화된 주택공급 여건을 고려한 제도 운용과 분양가 데이터베이스(DB) 관리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용역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 실적과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른 분양가를 비교하고 재건축·재개발·공공택지 등 사업유형별 분양가를 분석한다.
눈에 띄는 것은 분양가 구성 항목인 기본형 건축비와 택지비, 건축·택지 가산비의 적정성을 검토하겠다는 부분이다. 최근 공공택지를 분양받은 민간 사업자를 중심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방식을 합리화해달라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가 6개월마다 재산정해 발표하는 '기본형 건축비'를 공사비 기준으로 삼는다. 기본형 건축비(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지상층 기준)는 2020년 3월 ㎡당 164만2000원에서 지난 3월 203만8000원으로 4년 새 24.11% 올랐다.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지수는 118.47에서 154.09로 30.06% 상승했다.
지금 같은 공사비 급등기에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공사비 인상분을 덜 인정받는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이 때문에 사업성이 낮아져 사업 취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실제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는 올해들어 사업을 포기하는 시행사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 파주운정 3·4블록(950가구)은 사전청약까지 마쳤지만, 시행사가 분양가 상한제에 맞춰 시공하겠다는 건설사를 찾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 평당 4000만원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기본형 건축비 등 분양가 상한제 구성 항목을 조정하면 그나마 서민층의 보루가 되고 있는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상한제 구성 항목 조정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본형 건축비는 매년 3월, 9월 정기 고시하는 것을 반영하는 데 변함이 없고, 공사비를 인위적으로 올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체계화할 필요성이 확인돼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