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당장 길거리 나 앉게 생겨"···티몬월드 셀러들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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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도미노 피해···"판매 대출 정산 못받아 외상매출채권 담보"
SC제일은행 측 "별도의 화이트리스트 존재하지 않아···규정대로 진행한 것"
1일 서울 시내 한 상가에서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 업체 대표들이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당장 티메프 사태 때문에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습니다. 티몬월드로부터 셀러별로 판매 대금이 적게는 20억원에서 많게는 140억원 물려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0억, 60억, 70억 등 다양하며 이게 업계 평균 수준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쉬쉬하고 이 자리에 못나온 분도 많을 것입니다."

1일 서울시내 한 상가에서 개최된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 업체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피자해 A업체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이같이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는 티몬과 위메프로 불거진 미정산 사태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영향으로 도미노처럼 티몬월드까지 미정산 사태가 확산된 상황이 도마 위에 올랐다.특히 티몬월드에서 미정산 피해를 당한 디지털가전 입점 업체들이 연쇄 도산 우려가 놓였다.

티몬월드는 티몬이 큐텐과 직구 상품 시너지를 더하기 위해 개설한 서비스이다. 큐텐의 상품·서비스와 연동해 티몬에서 해외 물품을 판매한다. 티몬월드는 현재 티몬월드는 '티몬 비즈마켓'으로 상호명을 변경한 상태다. 티몬과 대표이사와 사업자등록번호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그간 티몬월드는 티몬과 위메프에 가려져  미정산 피해가 크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문제는 티몬월드의 산정산 대출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이다. 선정산대출 취급액수는 △티몬월드(447억원4000만원) △티몬(288억원1000만원) △위메프(103억원7000만원) 등 총 839억원2000만원에 달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800~900억원 규모의 미정산 추산 15~20개 업체 대표들과 티몬 및 종속 서비스인 티몬 입점 판매업체(셀러)들에게 집중적으로 대출을 내준 것으로 확인된 SC제일은행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일부 판매자들은 SC제일은행을 향한 업체들의 성토가 잇따랐다. SC제일은행이 플랫폼과 입점업체들 사이에서 선정산대출을 융통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피해 업체들은 "판매대금을 정산 받지 못해 현금이 부족한 업체들이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며 "입점 판매자(셀러)는 미정산 금액을 받는 채권자에서 외상매출채권의 채무자로 뒤바뀌어 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호소했다.

SC제일은행의 전자방식 외상매출 채권 담보대출 추가약정서에는 '구매 기업이 만기 도래한 외상매출채권을 결제하지 못하는 경우 본인이 즉시 외담대에 의한 대출금을 은행에 상환하기로 합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간담회 현장 곳곳에는 "연체 상태에 놓인 피해업체도 나오는 상황이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피해 업체 관계자들의 성토가 잇따랐다.

피해자 A업체 대표는 "저희 업체는 티몬월드로 판매 비중이 많이 높았다"며 “4월에는 정산을 받았지만, 5~7월까지 판매대금 정산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SC제일은행이 왜 선정산 대출 금액을 늘려서 대출을 이행했는지 해명하라"며 "화이트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리스트 교환을 통해 건실한 업체를 골라서 티몬월드에 판매를 하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별도의 화이트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규정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정산대출은 셀러와 대출 약정을 맺은 은행이 판매금액(배송완료 후 미정산금액)을 미리 정산하고, 이후 정산일에 온라인마켓의 정산을 통해 자동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운전자금 대출상품이다. 은행은 보통 정산예정대금의 80% 이내에서 선정산을 내준다.

한편,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금 이 사태는 큐텐 구영배 대표의 탐욕과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함으로 인한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의 피해 규모 산출과 해당 자금이 파킹이 됐는지 등 미정산금 실체 정확히 안 드러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조금씩 가닥을 잡고 있는데, 셀러들에 대한 피해 대응이 미흡하다. 대기업에 공적자금 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상황에서도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큐텐의 자금 추적과정에서 책임재산을 다른 데로 돌린다든지 이런 것들을 막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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