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노사 갈등의 골"···웹젠, 게임업계 첫 파업 현실화하나
"깊어지는 노사 갈등의 골"···웹젠, 게임업계 첫 파업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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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노사 갈등의 역사···2022년 파업 공지부터 노사 형사 고발전까지
(사진=웹젠)
(사진=웹젠)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지난 2022년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 직전까지 치닫은 웹젠의 노사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임단협 결렬로 노조가 또 다시 쟁의권을 갖추며 웹젠의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웹젠 노사가 7차례에 걸쳐 진행해온 임금협상이 모두 결렬된 가운데, 최근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를 통해 진행해온 조정 절차까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1인당 기본금 560만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기본급 총재원 5%(평균 300만원) 증액을 고수했다. 이후 조정 과정에서 노조가 1인당 기본급 평균 인상액을 3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사측이 수용하지 않으며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웹젠 측은 "타 회사에서도 3~4% 대에 협약이 마무리된 경우가 많은데, 경기 불황과 함께 게임 산업이 위축돼있는 상황에서 5% 인상은 결코 낮지 않다"며 "단체협상에서도 삭제나 하향 없는 현행 유지를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 절차가 중지되면서 웹젠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웹젠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할 찬반 투표에 따라 파업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실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게임업계로는 첫 파업 사례가 된다.

◇ 깊은 노사 간 갈등의 역사···웹젠 노조, 2022년 '게임업계 첫 파업' 공지= 일각에서는 웹젠의 노사가 쌓아온 갈등이 깊은 만큼, 이를 진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앞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웹젠위드)는 지난 2022년 4월 사측과의 임금교섭이 결렬되며 게임업게 첫 파업을 시도했다. 노조는 2021년 12월부터 진행된 임금 교섭에서 최초 1000만원 일괄 인상을 제시했고, 사측은 평균 10% 인상안을 고수했다. 

이후 노조가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치면서 최초 인상 보장금액을 정하고 평가 등급에 따라 추가 인상 폭을 정하자는 수정안을 내놓았고, 사측에서도 평가에서 중간 이상의 등급을 받은 직원에게 2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추가했으나 끝내 노조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시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92.78%의 찬성 투표율을 기록하고, 노조가 2022년 5월 2일자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공지하며 게임업계 첫 파업이 현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중재를 위해 노사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겠다는 제안이 나오며 파업을 보류했고, 네 차례에 걸친 노사 간 실무 교섭 후 같은 해 6월 임급협약을 체결하며 파업을 철회했다. 합의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 쟁점 떠오른 수석부지회장 부당해고···'노조 탄압'vs'징계 사유'= 간신히 봉합되는 듯 했던 노사 간 갈등은 사측의 노조 수석부지회장에 대한 부당해고 논란과 노조 전임자에 대한 연봉 상승분 미지급 등 '노조 탄압' 의혹으로 또 다시 벌어지게 됐다. 

2022년 10월 노조는 사측이 직장 내 괴롭힘과 사문서 위조 등 업무 과실을 이유로 웹젠 노조 수석부지회장 A씨를 당일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지노위에 구제 신청을 진행, 지난해 4월 부당해고를 인정받아 복직 판정을 받았다.

웹젠은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같은 해 6월 또 다시 해고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웹젠은 초심판정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과된 이행강제금을 납부하고 현재까지도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제출한 징계 사유 중 장기 근무태만 단 하나만이 노동위 인정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서도 해고가 과하다고 판정한 만큼 A씨의 빠른 복직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노조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조전임자에 대한 2년간의 연봉상승분을 지급하지 않은 것 역시 노조 탄압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5월 웹젠법인 체크오프 명단을 전달하며 지회장의 근면제자 처우 처리를 요청했으나 사측이 지급을 거부했다는 이유다.

반면 웹젠 사측은 "사내 괴롭힘 피해자가 직접 회사에 도움을 요청해 이를 징계사유로 해고를 결정한 것으로, 징계 사유가 충분하다"며 "중노위의 판결 역시 A씨를 징계할 수 있으나 해고 조치는 과하니 복직 절차 후 별도 처분을 내리라는 것으로, 부당 해고는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웹젠지회가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웹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웹젠지회가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웹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노조 탄압' 의혹, 끝내 형사 고발전으로···올해 임단협까지 영향= 노조와 경영진의 갈등은 양 측의 형사고발 맞대결로 이어지며 더욱 극단으로 치닫았다. 지난해 10월 지노위가 연봉상승분 및 인센티브 미지급 사건을 두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후, 사측이 A씨를 사문서 위조혐의로 분당경찰서에 형사고발한 것이다. 노영호 지회장 역시 11월 김태영 웹젠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을 고용부 남부지청에 형사고발했다. 

지노위의 판결 후 웹젠은 법무법인 김앤장을 선임해 중노위에 재심신청을 제기했으나 또 다시 초심 유지 판결이 내려졌다. 중노위는 올해 2월 15일까지 양 측의 화해를 권고했으나 끝내 불발됐다.

이처럼 극단으로 치닫은 갈등은 노사 간 임단협에도 영향을 미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단체협약 3차 교섭에서 사측이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기존 2000시간에서 500시간으로 줄이고 노조 사무실 제공을 중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자, 노조는 3월 '단체협약 후퇴를 통한 노조 무력화 시도'라며 3월 김태영 대표의 법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오세윤 IT위원장은 "지난 2년간 임금 교섭에서 회사는 이미 대표의 직인이 찍힌 사측안을 가져와 그냥 받으라는 태도로 일관하겠다"며 "노조가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이 없다며 철회를 요구하면서, 단체협약을 후퇴시키는 안을 제시한 것은 명백한 노조탄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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