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공세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자체 IP 역량 확보 나설 것"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지난 2022년 1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던 넷마블이 2분기 영업익 1000억원대를 회복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성장세를 유지하던 넷마블은 올해 2분기 1112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3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업황 악화와 신작 부진에 적지 않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넷마블의 이같은 실적 개선은 권영식 대표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게임업계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지녔던 그가 긴 암흑기 끝에 넷마블을 다시 국내 대표 게임사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68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권영식 대표는 대구과학대 졸업 후 1991년 영풍상사 영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전국 PC방 사업자 단체 중 하나였던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에 몸을 담으며 인터넷 위성사업을 하던 방준혁 의장을 만났고, 2002년 CJ인터넷(당시 넷마블)에 합류해 2010년까지 퍼블리싱 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이 기간 권 대표는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당시 시대를 풍미한 '마구마구', '서든어택', '그랜드체이스' 등 대형 히트작을 연타석 배출하며 게임업계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10년 신생·중소 규모 게임사를 위한 유통사 '지아이게임즈'를 설립하며 돌연 회사를 그만뒀으나, 설립 1년 만인 2011년 다시 넷마블에 복귀해 기획실장과 상무를 맡았다. 이후 같은 해 CJ E&M 게임사업부문으로 통합된 CJ게임즈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4년에는 CJ E&M에서 물적 분할된 독립법인 '넷마블게임즈'가 공식 출범해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18년 '넷마블'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넷마블 자회사들의 대표이사를 겸직해오고 있다.
권 대표는 당시 스마트폰 확산에 발맞춰 PC 게임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했다. 그는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 흥행작을 잇따라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나갔다.
2022년에는 신작 성과 부진에 CJ그룹 독립 후 1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인수한 소셜카지노게임 기업 '스핀엑스' 인수 후에는 당시 최고치인 8863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넷마블에프앤씨를 통해 2022년 인수한 메타버스 전문 계열사 '메타버스월드'는 장기간 투자 손실해 올해 1월 법인 종료했다.
당시 기록한 적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지며 넷마블의 암흑기를 이끌었다. 그나마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등의 신작이 출시 초기 이목을 끌었으나 적자를 벗어날 만큼 장기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간 넷마블을 떠받치던 외부 IP(지식 재산) 기반 게임도 발목을 잡았다. 부족한 자체 IP로 수익 파이프라인 확장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막대한 지급수수료로 현금 창출력까지 악화한 것이다. 넷마블이 지난해 외부 IP에 소모한 지급수수료는 전체 영업비용의 약 40%에 육박했다.
권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공격적인 신작 공세를 지속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성과를 드러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5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기록적 흥행에 힘입어 2분기 창사 이래 분기 최대치인 7821억원의 매출을 이뤘다.
넷마블의 남은 과제는 이같은 흥행 기록을 이끌며 단기 성과가 아닌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권 대표는 올해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된 김병규 대표와 호흡을 맞춰 하반기 방치형 RPG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의 신작과 2025년 기대작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통해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 8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하반기는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등 기대 신작의 출시를 통해 글로벌 게임 사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개발 경쟁력과 잘 갖춰진 IP가 있다면 외부 IP로도 개발하겠지만, 가급적 내부 IP 위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