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인하 전망 속 의사록, 잭슨홀미팅 등 이벤트 대기
예상밴드 1330~1360원···선반영 속 숨고르기 국면 전망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 중반까지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속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난 데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재부상한 결과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19~23일)은 1340원을 중심으로 제한적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후반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잭슨홀미팅이라는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이 나타날 경우 추가 하락이 유력하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0.4원 내린 달러당 1350.9원에 개장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오전 9시 30분 기준 1346.0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1344.9원까지 하락했던 지난 5월 16일 이후 최저치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65.5원으로 출발해 1351.3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특히 지난주 마지막날인 16일 종가로 한주간 최저점을 찍었으며, 이날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또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건설부문의 선행지표에 해당하는 7월 신규주택 착공건수와 신규주택 착공허가건수가 전월 대비 6.8%, 4%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5%, -2%)를 크게 하회한다.
이 같은 주택경기 부진이 반영되면서 같은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3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4%에서 16일 2%로 실시간으로 낮췄다. 앞서 GDP 나우는 전망치를 기존 2.9%(8일)에서 2.4%(15일)로 낮췄지만, 하루만에 다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셈이다. 직후 달러인덱스는 102.27pt까지 급락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숨고르기로 요약된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를 보면 먼저 한국시간 기준 22일에는 7월 FOMC 의사록 공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됐다.
지난달 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언급한대로, 금리인하에 대한 발언이 포함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금통위 역시 금리동결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과 내수 침체 우려를 근거로 인하 소수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22~24일(현지시간)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이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가 '통화정책의 실효성과 전달력의 재평가'인 만큼 향후 통화정책 경로의 단초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여진다. FOMC 전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됐다는 점도 주목할 요소다.
현재 선물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으며, 나아가 11·12월 연속 인하 가능성도 유력시하고 있다. 연내 인하폭도 0.75~1.0%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이번 잭슨홀 미팅을 통해 금리인하에 대한 단서가 언급될 경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 달러 약세 흐름이 조성된 가운데, 이번주 후반 잭슨홀 미팅 결과를 앞두고 외환시장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이번 금통위에선 여전히 동결전망이 유력하지만, 잭슨홀미팅에서의 파월 의장의 연설과 7월 FOMC 의사록에서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타날 경우 달러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다. 예상밴드는 1330~136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35원~136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와 FOMC 회의록을 대기하는 가운데, 주초반 1350원을 중심으로 레인지 장세 보일 것이다. 시장이 미국 경제 지표에 일희일비하는 가운데, 달러화는 상대 통화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시 호조세로 인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 우려에 하단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금리 인하에 전향적 입장을 내비칠 것이며, 환율은 해당 이벤트들을 소화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 : 1340~1350원
주후반 주요 통화정책 이벤트가 몰렸다. 이번 한주간 외환시장은 변동성을 줄이며, 잭슨홀미팅 등의 결과에 주목할 것이다.
다만 경제지표들이 상대적으로 소강상태에 있는 데다, 9월 인하 기대감은 이미 환율에 반영됐다고 본다.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하폭을 키울만한 과격한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현재 레벨에서 크게 움직일 것 같진 않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20~1370원
이번주 외환시장은 경제지표보다 FOMC 의사록과 파월 의장의 잭슨홀미팅 연설 내용에 주목할 전망이다. 거기서 강한 금리인하 시그널을 내비칠 경우 달러화의 추가 약세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주목할 이벤트다.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도 달러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