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로 몰려든 'K-방산'···유럽 무기 시장 사로잡나
폴란드로 몰려든 'K-방산'···유럽 무기 시장 사로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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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MSPO에 한화 등 총 27개 업체 참가
장고보·K2 등 해양·지상무기체계 대거 전시
"NATO 방위비 증액 불가피, K방산엔 호기"
지난달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 전시된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Batch-II&nbsp;모형. (사진=한화오션)<br>
한화오션 장보고-III 모형 (사진=한화오션)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폴란드 중소도시 키엘체에 전 세계 방위산업체들이 모였다. 오는 6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2024 폴란드방산전시회(MSPO)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폴란드의 북대서양방위조약기구(NATO) 가입 25주년을 맞아 규모를 키운 이번 행사에는 미국 등 전 세계 35개국 8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우리나라 역시 한화그룹, 현대로템 등 대표 업체뿐 아니라 중견·중소 업체까지 27개에 달하는 K방산 업체가 부스를 마련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MSPO는 프랑스 파리 유로사토리, 영국 런던 국제방위보안장비전시회(DSEI)와 함께 유럽 3대 방산전시회로 손꼽힌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동유럽 군비 증강이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위상이 더 커졌다. 동유럽 국가들의 무기수요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방산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도 이번 MSPO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MSPO를 통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국가는 물론 세계 최대 무기시장으로 일컬어지는 NATO 시장으로 진입하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한화그룹에서는 방산 삼총사로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이 부스를 차렸다. 특히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잠수함의 10분의 1 모형을 부스 정중앙에 배치했다. 잠수함 3척을 도입해 해군 현대화를 추진하는 약 3조원 규모의 폴란드 군 '오르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조치다. 내년 상반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 독일과 프랑스 등이 경쟁 상대다. 한화오션 측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인 유지·보수·정비(MRO) 기술을 폴란드에 직접 이전하는 현지화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실물을 전시했다. K2 전차는 올 상반기까지 폴란드 군에 총 46대 이미 납품됐다. 올 하반기 38대, 내년 96대 추가 인도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대로템은 아군 병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호력과 생존력 증강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인 30톤(t)급 차륜형장갑차(N-WAV)와 K2 계열 전차인 구난 전차 모형, 다목적무인차량(UGV) 4세대 HR-셰르파 모형도 함께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부스 중앙에 FA-50과 KF-21 전투기 등 자사 주요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KAI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과 만나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중형표준차(KMTV) 캡샤시를 공개했다. KMTV 캡샤시는 기존 2½톤(t), 5t 표준차량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차량이다. 전후방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해 병력과 물자를 더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폴란드를 비롯해 해외 수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글로벌 방위산업 규모에서 K-방산의 수출규모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2006년만 해도 2억5000만달러(약 3345억원) 수준이었던 K-방산 수출은 2020년 30억달러(약 4조원)로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각국의 군비 경쟁과 맞물려 퀀텀 점프하며 올해 사상 최초로 200억달러(약 26조7600억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수출 대상국도 2022년 4국에서 작년 12국으로 확대됐고, 올 연말까지 15국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역시 국내 방산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방산 수출 전략 회의'에서 이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한국의 세계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은 2.4%로 9위다. 미국(40%), 러시아(16%), 프랑스(11%) 3강을 제외한 중국(5.2%), 독일(4.2%), 이탈리아(3.8%), 영국(3.2%), 스페인(2.6%) 등과 격차는 크지 않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러-우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중국 견제 심화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NATO의 독자 방어 능력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방위비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빠른 납기와 제품 품질'을 강조하는 K방산에게는 호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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