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교서 성장의 한 축으로"···현대차 등 車업계, 하이브리드차 전면 배치
"가교서 성장의 한 축으로"···현대차 등 車업계, 하이브리드차 전면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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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증가세에 위상 변화···"전기차의 여러 걱정거리 해소할 수 있는 車"
미래 경쟁력 확보 위한 투자 이어져···"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 있어"
현대차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높은 연료 효율성과 낮은 탄소 배출량 등 여러 장점으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내연차와 전기차를 잇는 가교에서 전동화 전환을 실현할 핵심 차종으로 역할을 바꾼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말 온·오프라인을 통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하이브리드차 기술개발에 역량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세계적 전기차 수요 둔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한편,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구체적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부터 고급형까지 거의 모든 차급에 넣고, 엔진 발전과 모터 구동으로 1회 충전 900킬로미터(km) 이상을 갈 수 있는 신개념 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연장차(EREV)를 내년 말 상용화한다. 이에 따른 2028년 판매 목표 대수는 133만대로, 지난해 발표한 판매 목표 대수 대비 40% 정도 증가한 수치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동화 전환 추진 전략은 생태계 전반과 연결돼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가 지닌 여러 걱정거리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차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EREV는 충전과 주유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전기차의 긴 충전 시간을 떨칠 수 있고, 배터리 사용량도 전기차 대비 3분의 1 수준이라서 가격 역시 합리적으로 책정 가능하다. 향후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볼보차도 4일 성명을 통해 하이브리드차 투자를 확대한다고 했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볼보차 최고경영자(CEO) 짐 로완은 "전기차가 미래라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대중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브리드차 기술개발에 힘써 증가세인 수요에 대응하고, 나아가 궁극적인 목표인 탄소중립 실천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겠다"고 했다. 볼보차는 현재 모회사 지리차의 플랫폼을 활용해 긴 주행가능거리 확보에 초점을 맞춘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차와 중국 지리차가 합작해 만든 전기차 업체 폴스타의 경우 하이브리드차 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폴스타 최고기술책임자(CTO) 루츠 스티글러는 최근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유럽과의 인터뷰에서 "폴스타는 폴스타1으로 불리는 하이브리드차로 시작한 업체"라며 "지금 당장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추가 여부를 밝힐 수는 없지만, 시장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서 절대 안 만든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요타는 6일 2026년까지 전기차 생산 목표 대수를 기존 150만대에서 100만대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빈자리는 하이브리드차로 메꾼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경제지 닛케이는 "시장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참고로 작년 전기차 판매 대수는 10만대가량으로 전체 매출액의 1%에 그칠 정도로 실적이 저조했다. 따라서 주력 차종이자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증가 추세다. 미래 경쟁력 확보해야 하는 업체들은 관련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적어도 다음 세대까지는 하이브리드차가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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