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분기말 연체채권 상·매각 효과로 둔화됐던 국내 은행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가계와 기업대출 연체율이 동반 상승한 가운데 중소기업·중소법인대출 부문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7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0.42%)보다 0.05%p(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7월 말(0.39%) 대비로는 0.08%p 높은 수준이다.
이는 신규연체 발생액은 늘어난 반면,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줄었기 때문이다. 7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2조3000억원)보다 4000억원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4조4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줄었다.
7월 중 신규연체율은 0.12%로 전월(0.10%)과 견줘 0.02%p 상승했다. 전년 동월(0.09%) 대비로는 0.03%p 올랐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는데, 기업대출의 상승폭이 더 컸다. 7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3%로 전월 말(0.46%)과 비교해 0.07%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은 0.58%에서 0.67%로 0.09%p 상승했다. 지난해 7월 말(0.49%)과 비교하면 0.18%p 올랐다. 중소법인의 연체율이 6월 말 0.58%에서 7월 말 0.71%로 0.13%p 상승했고, 개인사업자대출은 0.57%에서 0.61%로 0.04%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4%에서 0.01%p 오른 0.05%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7월 말 전체 연체율이 0.38%로 전월 말(0.36%)보다 0.02%p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4%에서 0.25%로 0.01%p, 주담대 제외 가계대출 연체율이 0.71%에서 0.76%로 0.05%p 상승했다.
금감원은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장기평균(0.78%)에 비해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연체율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한편, 취약차주에 대한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로 부담 완화를 지원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