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빅테크 기업의 무단 데이터 수집이 논란인 가운데, X(전 트위터)가 이용자의 모든 콘텐츠를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약관 개정에 나서며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X가 지난 17일 공지한 신규 약관 내 '3. 콘텐츠에 대한 권리 및 권리 부여(Your Rights and Grant of Rights inthe Content)'에 따르면 이용자가 X에 콘텐츠를 제출·게시할 경우 회사에 콘텐츠 사용·복사·수정·전송 등을 위한, 로열티 없는 비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한 것으로 간주한다.
해당 라이선스는 이용자가 게시한 텍스트 및 기타 정보를 회사가 분석하고 머신 러닝 및 AI 모델 학습·훈련에 사용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현재 X 이용자는 개인정보 설정에서 자신의 게시물이 '그록(Grok) AI'의 미세조정·머신 러닝에 사용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지만, 신규 약관이 적용되면 이같은 동의 장치가 사라지게 된다.
해당 약관은 오는 11월 15일부터 시행되며, 시행 이전 게시물에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용자들은 AI 학습 허용 조항의 신설에 반발하며 창작물이 포함된 기존 게시물을 삭제하고 블루스카이, 마스토돈 등 타 SNS로 이동을 밝히고 있다.
이는 X가 국내외 할 것 없이 일러스트레이터 등 예술 창작자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만큼, 창작물의 권리를 침해하는 AI 학습에 대해 공포감과 반발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콘텐츠 업계는 빅테크가 무단으로 창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하는 것을 두고 '도둑질'이라며 비판해왔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운영사 메타가 X와 마찬가지로 SNS에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AI 모델을 훈련하겠다고 약관 개정에 나섰다가 강한 반발에 부딪혀 '메타 AI' 유럽 출시를 일시 중단했으며, 지난 7월에는 구글의 대항마로 부상한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언론사들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이번 약관 개정 후 일부 X 이용자들로부터 X가 창작물의 저작권을 가진다는 정보가 전파되기도 했다. 약관에 따르면 이용자는 자신이 게시하거나 공유한 모든 콘텐츠에 대해 지적재산권과 권리를 가지며, X에 텍스트 및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양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