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 간소화 오늘부터 시행···병원 참여율 '관건'
실손청구 간소화 오늘부터 시행···병원 참여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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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24' 앱에서 서류 발급 없이 보험금 신청
소비자 편익 제고, 보험사 손해율 개선 등 전망
낮은 병원급 참여율에 소비자 혼란 우려도 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보험업계의 숙원사업인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이하 실손 전산화)가 25일부터 시행된다. 제도 시행으로 보험가입자의 편익과 청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의료기관들의 낮은 참여율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5일 보험개발원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 보험업계와 함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이하 실손 전산화) 오픈행사'를 개최, 전산시스템 운영 상황과 요양기관 참여 현황 등을 점검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실손 전산화란 실손보험 가입자가 요청시 병·의원이나 약국이 실손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중계기관을 통해 보험사에 전자서류 형태로 전송하는 체계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실손24'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 발급 절차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직접 진료비 영수증이나 세부내역서 등의 서류를 발급 받아 제출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질 전망이다.

실손보험 청구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매년 청구되지 않는 실손보험금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직접 보험사에 제출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잦았지만, 전산화를 통해 손쉽게 청구할 수 있다.

특히 실손 전산화는 그동안 보험업계의 숙원사업이었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론 보험금 청구건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의료기관들의 저조한 참여율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병원급 의료기관은 3857곳에 달하는 반면, 현재까지 실손 전산화 참여를 확정한 병원은 733곳(19%)에 불과하다.

보건소 등을 포함한 요양기관 전체로 확대해도 참여율은 54.7%뿐이며, 실손보험 청구건수 비중도 56.9%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실손 전산화는 의료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외적으론 보험사가 개인 의료데이터를 이용해 보험금을 미지급하는 용도 등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 비급여 진료비가 조정돼 수익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실손 전산화는 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고, 그간 포기됐던 소액보험금을 보험소비자에게 되돌려 줄 제도"라고 강조하며, 미참여 병원·EMR 업체들의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임의기구였던 '실손 전산화 TF'를 법정 기구화할 예정이다. 의료계와의 소통 채널을 정례화·공식화하며, 필요시 지역별 간담회를 재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오해를 불식할 FAQ를 배포하는 등 설명도 강화할 방침이다.

보헙업계 역시 이번 실손 전산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병래 손보협회장과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실손 전산화 시행 후 의료계의 참여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10월 의원·약국의 참여도 협회와 보험업계에서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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