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 전문분야 공유·협업 통해 유기적 팀플레이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스퀘어에는 6개 증권사가 입점했다. 단일 건물에 이렇게 많은 증권사가 입점한 건 강남 파이낸스센터 이후 두번째다. 대규모 금융센터가 아닌 상가 건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에서 고객 유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농담반 진담반 '반포금융지구'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이에 각 사별 영업 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이서영 기자]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방문하면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역시 수익률. 밤잠 설치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안을 드리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이성우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반포 센터장은 28일 본지와 만나 "3000만원이든 30억원이든 투자 자금을 100으로 두고 그 안에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게 된다"며 "투자를 결정한 이후에도 계속 문의하고 확인하는 투자자에게는 성향이 안 맞으니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서 건강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MBTI를 예로 들었다. 여러 질문을 통해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구분한 것처럼 투자와 관련한 상담을 거쳐 개개인마다 다른 투자 성향을 확인한다. 소액의 잉여자금이라 하더라도 절대 잃지 않을 투자를 원할 수 있고, 전 재산이라 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로 단기간 내 큰 수익을 원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젊을 때만 해도 대범하게 투자·운용해서 대문자 O형이었는데, 이제는 소문자 O형으로 변해서 투자자가 두 자릿수 이상 수익률을 요청하면 내 성향과는 안 맞다고 얘기한다"며 웃었다.
그의 말이 무색하게 투자센터반포의 실적은 전국 원 톱이다. 분기 기준 고객수익률 전국 1등을 연달아 기록하고 있다. 사내 등급은 당연히 최상위다.
이는 단순히 국평(전용면적 84㎡) 기준 최고가를 찍은 래미안원베일리를 배후지로 뒀다는 환경적 요인만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업적이다. 경쟁사들이 한 건물에 모여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는 "5층부터 1층까지 투자 상담을 받고 내려온 고객은 직원들보다 투자 상품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 마음을 잡는 게 정말 쉽지 않다"면서 "PB의 역량을 검증하면서 여러 제안을 비교한 뒤 투자금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투자센터반포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뿐만 아니라 한 번에 큰돈이 움직이는 부동산·해외투자나 예민한 세금·증여·상속 등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꾸려졌다.
미래에셋증권 내에서도 3~4명뿐인 부동산 전문위원 중 한 명을 투자센터반포에 배치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하거나 1대 1 개별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세 보증금을 받은 집주인이 부동산과 세무 상담을 받으면서 국내·외 투자에 관심을 보일 경우 그 자리에서 전체 자산관리도 받는 식이다.
투자센터반포는 특히 외국계 기업 법인을 다수 관리하고 있어 구성원들의 대응도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예를 들어 우리가 관리하고 있는 엔비디아나 브로드컴 등 기업의 임직원이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이나 스톡옵션 등 주식으로 성과급을 받게 되면,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모두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아무나 맡을 수 없다"면서 "구성원들이 먼저 스터디하고 전문가들과 세미나·상담을 진행하는 등 노력하다 보니, 이제는 일을 가장 매끄럽게 잘 해결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됐다"고 슬며시 자랑했다.
이어 "30여명의 구성원이 단순하게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나 주식·채권 브로커를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잘하는 전문 분야를 공유·협업하는 등 유기적으로 팀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지점 내 4개의 팀이 경쟁하면서도 센터라는 바운더리에서 동료로 함께 일하는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센터장은 최근 투자 트렌드에 대해 "아무래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글로벌 투자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관련 TIGER ETF나 글로벌X에서 출시된 미국 ETF가 성과를 내고 있어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중개형 ISA나 개인형 퇴직연금(IRP)등 세제형 상품들에 대해서도 수요가 있다"며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전체적으로 한 번에 자산관리를 받고 싶은 분들은 TDF에 투자한다"고 부연했다.
이 센터장은 끝으로 "은행 문을 여는 투자자와 증권사 문을 여는 투자자의 마음가짐이나 투자 각오는 분명 다르다"면서도 "투자센터반포는 1층에 점포를 내 은행처럼 편히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바로 옆 커피전문점의 공간이 다소 좁아 우리 점포의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가 그 김에 상담받고 가는 분도 더러 계신다"고 말했다.
투자센터반포의 내방 고객은 하루 평균 약 40명으로 이전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지점이 운영하는 자산도 10개월 새 대략 20%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