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맞은 삼성전자, 통상 전문가 역할 확대되나
'트럼프 2기' 맞은 삼성전자, 통상 전문가 역할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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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교섭본부장 출신 유명희 사외이사 역할 확대
해외 대관조직 역할 커질 듯···내년 조직개편 '주목'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삼성전자 사외이사).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관 조직도 바빠지게 됐다. 재계 오너들은 지난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 내 인맥을 재가동해 현지 사업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보좌할 대관조직도 미국 내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대관업무를 지원할 주요 인사들도 트럼프 2기 이후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가 반도체 보조금 철폐와 보편 관세를 공언한 만큼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막고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유명희 삼성전자 사외이사와 마크 리퍼트 미국법인 대외협력실장(부사장), 권혁우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실 상무 등이 담당하는 대관업무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명희 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를 지낸 인물로 2022년 11월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다. 삼성전자는 유 이사 선임에 대해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국제 통상전문가로 외교적 소통 노하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의 주요 투자자 및 이해 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는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적이 있다. 당시 WTO 사무총장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후보에게 밀렸으나 트럼프 정부는 유 이사의 WTO 사무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당시 공개서한을 통해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유 이사는 2015년부터 산업부 통상교섭실에서 근무하며 트럼프 정부와 직접 상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오바마-트럼프 정부를 거치며 진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당시에는 실무자로 나서며 미국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예측해 대응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 이사의 이 같은 경험이 삼성전자의 북미 사업전략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 이사 선임과 함께 북미 대외협력 조직에 공을 들였다. 2022년 3월에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를 미국법인 대외협력실장(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리퍼트 부사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주한미국대사로 지냈으며 이전에는 미국 국방부에서 차관보까지 지낸 인물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으로 오바마 정부 인사라는 점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트럼프 2기 이후에도 미국 정부에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입법, 규제 동향과 정책을 기업 및 비즈니스 전략에 결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해 7월 삼성전자는 권혁우 전 산업부 미주통상과장을 GPA실 상무로 영입했다. 권 상무는 산업부 통상정책총괄과를 거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해외대응팀장, 산업부 통상교섭실 FTA 협상총괄과장,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참사관, 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의장, 산업부 미주통상과장 등을 거쳤다. 미국 조지타운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으로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권 상무가 근무하고 있는 GPA실은 총수의 해외 출장을 수행하며 현지 정·재계 인사와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2022년까지 DX부문 경영지원실 소속 팀으로 있었으나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실'로 승격되며 역할이 커졌다. 현재 GPA실장을 맡고 있는 김원경 사장 역시 외교통상부 출신 대외협력 전문가로 2012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대관조직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당시에도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와 함께 현지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대응했다. 

특히 올 연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고된 가운데 미국발 돌발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GPA를 포함한 대외협력업무 조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만큼 이에 대한 조치가 있을 수 있다"며 "이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대관조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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