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와의 이해상충 관리를 해태하거나 주관사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 엄중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함 부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국내 36개 증권사 CEO 등과 긴급현안 간담회에서 "최근 증권사가 IPO 주관업무 등 수행과정에서 고객과의 정보비대칭을 악용해 증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공모가격 부풀리기, 중요사실 부실기재, 상장직후 대량매도 등의 행위가 다수 발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본부장 등 책임자에 의한 '수직적 내부통제'와 리스크, 준법 등 관리부서에 의한 '수평적 내부통제'의 관점에서 감시·견제적정성을 CEO 책임하에 정밀 점검할 것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최근 금융사고와 불법행위가 집중되고 있는 IB업무에 대한 내부통제 역량 제고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최근 정치상황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전(全) 증권사의 대비상황을 점검과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 대응을 당부했다.
컨틴전시 플랜은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 사태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장래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사태에 대한 대책을 미리 생각해 경영계획 속에 구성해 두는 것을 의미한다.
함 부원장은 "최근 정치상황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국내외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날 국내 주식·외환시장은 큰 급락없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각 CEO께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유동성, 환율 등 리스크 요인별로 '종합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만일의 상황에 긴밀히 대응해주길 바란다"며 "또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통해 시장 변동성 대응 역량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상거래 적출 등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철저한 내부통제를 실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증권사 CEO들은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주식시장 급락, 급격한 자금인출 등에 대비하고 리스크 관리 및 모니터링 강화 등에 만전을 기하고, 내부통제와 성과평가 체계를 전사적인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중개 등 업무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시장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업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향후 자본시장 관련 긴급 현안 발생시 'CEO Letter' 등을 통해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해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CEO Letter'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벤치마킹 한 것으로 감독당국이 금융회사 CEO와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 현안에 대해 직접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함 부원장은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자본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증권사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2025년도 검사업무 핵심과제로 증권사의 리스크 취약부문에 대한 내부통제 운영의 적정성을 강도높게 점검해 증권회사의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