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새로운 자산배분 체계인 '기준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하고 투자 유연성을 강화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와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도모할 계획이다.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CIO)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이 투자자산 다변화를 더욱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인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이 결정됐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기준 포트폴리오 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키고 이후 주식과 채권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기금이 장기적으로 감내해야 할 위험 수준을 명시적으로 표현한 자산배분체계를 의미한다. 자산군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등 단순한 조합으로 나타내게 된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 내에서 다양한 유형의 대체자산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간 국민연금은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사전에 정해진 자산군에 맞춘 투자만 가능했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투자 상품이 등장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은 15%로 기금이 설치된 1988년 이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적립금은 1212조9000억원으로 지난 2015년(512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9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 CIO는 "기금운용 수익금 160조원은 700만 연금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한해 연금액 44조원의 약 4배에 해당하며 정부 지난해 연간 예산 657조원의 24%에 달하는 금액"이라며 "2년 연속 최고 성과를 달성했지만 단기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거시적이고 장기적 투자 안목으로 자산 배분 체계를 개편하고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살피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금 규모가 더 커짐에 따라 의사 결정 체계, 운용 조직, 투자 인프라 등 전반적인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운용 인력 증원과 처우 개선을 통해 우수 인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일고 덧붙였다.
손협 국민연금공단 운용전략실장은 "그 동안 국민연금은 투자 정책 측면에서 해외투자의 화대, 주식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의 확대, 대체 투자의 확대 등 세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며 "지금까지의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였지만, 단점을 극복하고 좀 더 자산을 다변화하는 운영 체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손 실장은 "기준 포트폴리오는 투자가 유연해지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는 유지되는 가운데 다변화가 촉진되고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