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동력 많지 않아···공항 임차료도 부담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게 올해 들어서도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고환율과 소비 침체로 인한 면세점 소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 한국면세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4조2249억원으로 전년대비 3.4% 늘었다. 다만 고환율에 매출액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을 주요 거래 수단인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104억4500만달러로 전년(105억2307만달러)보다 0.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가운데 면세점 고객수는 지난해 2845만명으로 2023년보다 636만명 증가했다.
올해 1월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1월 월간 면세점 매출액은 9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조5909억원)에 비해 40.0% 급감했다. 직전 달과 비교하면 24%가 줄었다.
반면 면세점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229만명으로 집계됐다. 고객 수가 늘었음에도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의 대량 거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면세점의 월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다이궁과의 거래 감소가 매출 급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이었던 다이궁과의 거래를 지난 1월부로 중단했고 다른 면세업체도 수수료를 내리는 방식으로 다이궁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여가는 상황이다.
면세업계는 전략적으로 내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으나 아직 매출 효과는 크지 않다. 1월 고객 1인당 구매액은 41만7100원으로 지난해 1월(70만5743원)에 비해 40.9%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면세점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한국관광공사 발표를 보면 올해 1월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36만4400명으로 전년보다 8만명 이상 늘었고,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111만7200명으로 26.8% 증가했다.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는데 수입은 그에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상대적으로 고가인 면세점에서 소비가 줄고, 면세점이 아닌 현지 유통 채널(올리브영, 다이소 등)으로 쇼핑을 가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 같다"고 짚었다.
문제는 올해도 면세점들의 실적이 개선될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라·신세계·현대 등 3개 영업손실액은 1344억원이었다. 이런 와중 이들 업체가 인천공항 면세구역에 부담한 임차료는 5051억원으로, 상담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