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운데, 공급 절벽까지 예고되자 청약이나 내 집 마련을 위해 경기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서울은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경기도 아파트와 분양가 격차가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3월 말 조회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6869만원으로 경기도(2042만원)의 3배를 넘어섰다. 전용면적 84㎡(약 34평)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무려 16억원 이상 차이 나는 금액이다.
매매가도 11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 분석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작년 4월(94.05)부터 올해 2월(98.90)까지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2월(0.24%)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이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월(0.01%)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문제는 서울에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를 보면 입주물량은 내년 9640가구, 2027년엔 9573가구에 불과해 예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고, 분양 물량은 올 2월 '래미안 원페를라'를 제외하면 3월까지 분양한 단지가 없다. 향후 몇 년간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찾기가 어려워진단 소리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는 수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집계 결과 2024년 서울에서 타 지역으로 전출하는 수는 경기가 29만79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 1순위 청약자 수는 2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 22만5926명에서 2023년 31만8480명으로 9만명 이상 증가했고, 2024년에는 42만8336명으로 10만명 이상 더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분양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6월부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전기차 화재 대응 시설 구축 등의 의무화가 예고되면서 분양가 상승 압력이 더 커져 신축 아파트 매수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의 모든 청약 단지가 대안이 될 순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상황이 이렇다 해도 서울 수요가 모든 경기권으로 몰린다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며 "실제 청약이 몰리는 곳은 서울에서 30분 안에 닿는 곳, 교통망이 갖춰진 '서울 확장권'이면서 분양가도 합리적인 곳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