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불변"···"1분기 0.3% 성장" 전망 나와
엔비디아 올들어 22% 하락···국제유가 3% 급등
금 '또 최고가'···내달 4일 '3월 고용보고서' 주목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3월의 마지막 날이자 올해 첫 분기의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일을 이틀 앞두고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장 초반 기술주 투매 속에 일제히 하락했지만, 이후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나스닥은 낙폭을 줄이는데 그쳤다.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된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7.86포인트(1.00%) 오른 4만2001.7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0.91포인트(0.55%) 상승한 5611.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3.70포인트(0.14%) 하락한 1만7299.2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1분기 중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28%, 4.59%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10.42% 급락했다.
S&P500지수는 장초반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찍고 반등했다. 이로써 1분기 S&P500지수는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를 보냈다.
분기 기준으로 주가가 내리고 채권 가격은 상승한 것은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는 4.20%, S&P500 나스닥은 각각 5.75%, 8.21% 하락했다.
이날도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틀 후 발표된 상호관세로 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상호관세와 관련한 질문에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에게 언급한 "기본적으로 모든 교역 상대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 한 셈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될 것이란 우려는 커지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경제전문 채널 CNBC가 경제학자 1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2.4%를 크게 밑돌뿐 아니라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플레이션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 1분기 2.8%, 2분기 2.6%, 3분기 3.0% 상승을 기록한 뒤 4분기 2.4%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월가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였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0.2%, 연간 성장률은 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12개월간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은 종전 20%에서 35%로 상향조정했다.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도 기존 6200에서 5700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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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향후 증시 전망은 엇갈리지만 비관론쪽으로 무게중심이 다소나마 기울어 있다.
내달 2일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일단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되겠지만,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3bp 내린 4.21%선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bp 하락한 3.89%선에서 각각 거래됐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74.4%로 전날보다 4.1%포인트 낮아졌다.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91.3%, 3차례 이상 내릴 가능성은 68.1%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상호관세 발표를 주시하면서 주요 고용 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 달 1일에는 미 노동부의 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 2일에는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하는 3월 고용 보고서, 3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된다.
특히 4일에는 미국의 민간·공공 부문 취업자 수를 모두 포함해 전체 노동시장의 건전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노동부의 3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다.
이날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오르고 임의소비재 한 종목만 하락했다.
특히 대표적인 소비재 종목 월마트 주가가 3.10%나 오르며 다우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기술주들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 중 엔비디아(-1.18%)·마이크로소프트(-0.90%)·테슬라(-1.67%)·아마존(-1.28%)·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07%) 5개 종목의 주가는 하락했고 애플(1.94%)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0.20%) 2개 종목은 상승했다.
대표적인 서학개미 선호주인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장 초반 7.7%, 5.5% 급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랠리를 주도했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들어 21.64% 하락했다. 이날 종가(108.38달러)는 52주 신고가 기준 30%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약세를 보였다. 사측이 집계한 전문가 컨센서스는 37만7천592대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발표된 자동차 관세로 타격을 입은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GM의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0.75% 반등했다.
포드는 3.19% 오르고 스텔란티스는 1.15% 내렸다.
전거래일인 지난 28일 나스닥거래소에 첫 상장된 데이터센터 운영·임대 업체 코어위브 주가는 7.30% 급락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업체 미스터 쿠퍼는 금융서비스업체 로켓 컴퍼니스가 94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14.46% 급등했다.
반면 로켓 컴퍼니스의 주가는 7.48% 하락했다.
이날 첫 거래를 개시한 케이블 뉴스 방송사 뉴스맥스의 주가는 무려 722.50%나 폭등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뉴욕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트럼프가 러시아를 겨냥해 25%의 관세 부과를 위협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12달러(3.06%) 급등한 배럴당 71.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11달러(1.51%) 오른 배럴당 74.74달러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149.90달러까지 올라 종가 기준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