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판단...기존수수료 인상 폭도 최소화
수수료 논쟁-타은행 수수료 정책등에 변수.은행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 하반기중 시행을 예정했던 공과금 수납시 ‘창구 이용수수료’ 신설방침을 사실상 철회, 타은행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하지만, 창구를 통한 송금 및 자기앞수표 발행 등 수신관련 수수료 인상은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수수료논쟁은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아있다.
1일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고객의 정서상 창구이용 수수료 징수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아래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국민은행은 창구를 통한 공과금 수납업무가 공공기관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로는 원가의 1/10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공과금 자동수납기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 대해서는 별도의 ‘창구이용 수수료’를 부과, 자동수납기로 고객을 유도해 창구혼잡을 최소화하고 고부가가치 업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최근 수수료 인상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데다 ‘이중부과’라는 논란마저 제기되면서 ‘무기한 연기’라는 사실상 철회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행은 현재 한국전력,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통신 등 주요 4대 징수기관들로부터 공과금 수납업무를 위탁 받아 대행하고 있으며 위탁 수수료로 건당 170원을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 창구를 통한 공과금 수납시 창구이용수수료를 징수하는 것은 고객과 위탁기관 양측으로부터 모두 수수료를 징수하는 이중부과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행내에서도 이중부과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일단 이번 수수료 인상안에서는 제외됐지만 여건만 성숙된다면 다시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창구이용 수수료 신설 계획 철회에도 불구, 기존 수수료 인상계획은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초 9월초로 예정된 인상시기와 인상폭은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조정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입출금 및 이체 등 창구를 통한 금융거래 수수료가 원가의 2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최소한 원가의 5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나 이 경우 현재 2000원~4000원꼴인 수수료가 두배 수준까지 대폭 인상돼 고객이탈 등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판단하에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매년 소폭 인상을 통해 단계적으로 원가를 보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수수료 인상을 ‘수신창구 관련 업무’에만 국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상안에 포함된 수수료중 실제 고객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전체 수신창구 업무의 80%를 차지하는 송금수수료와 자기앞수표 발행 수수료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제증명서 발급과 어음수표사고신고수수료도 인상하지만 일반고객이 이용하는 경우가 드문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1월에 CD공동망 배분수수료가 300원에서 450원 150원이 인상됨에 따라 인상요인이 발생한 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인출 수수료는 소폭 인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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