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삼성전자 株價 'AGAIN 100만원' 가능한가?
[Zoom in]삼성전자 株價 'AGAIN 100만원'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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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전망 어두워…코스피 상승에도 종목 주가 하락
전략적 한계 드러내나…LG·애플과 경쟁하나 이익 없어
"새로운 포지션 찾아야" vs "그래도 코스피 지탱할 힘 충분"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항해 중인 배가 풍랑을 만나 크게 흔들리면 선장의 역할이 커진다. 유능한 선장이라면 바람을 맞아 돛과 키를 자유자재로 놀리며 전진을 계속하겠지만 무능하다면 무리하게 파도를 넘다가 배가 두동강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코스피도 큰 파도를 만났다. 순풍을 달고 항해하며 사상 최고점에 도달했지만 다시 위아래로 출렁이며 크게 요동치는 중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역할이 큰 이유다.

그러나 선장이 배멀미를 앓고 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다시 100만원 고지에 올라서며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하길 바라지만 최근에는 90만원선 안착도 힘겨워 보인다.

삼성전자가 다시 100만원대를 돌파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봤다.

◆ 2분기 매출 전망…1분기보다는 높지만

삼성전자의 상승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매출과 영업익 하락 우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각각 40조6183억원과 4조원이다. 이는 지난 1분기 매출액 37조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보다는 늘어났지만 기존 전망치보다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실적전망이 발표된 뒤 삼성전자의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며 덩치를 불렸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야위여만 갔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3DTV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설정한 정책이 빛을 보지 못하면서 결국 매출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견해를 펴고 있다. 전통적인 'Fastest Follower' 정책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얘기다.

◆ 제살 깍아먹는 3DTV 경쟁구도

삼성전자는 3DTV를 둘러싸고 경쟁사인 LG와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LG와 선의의 경쟁을 펴며 앞선 기술로 글로벌 TV시장의 강자였던 필립스와 소니를 몰아낸 바가 있다. 기술, 원가, 마케팅 모두 완벽했다. 그러나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서로 물어 뜯으며 흘리지 않아도 될 피를 흘리고 있다.

TV 시장에서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하고 트렌드를 선도하던 두 업체가 예상치 못했던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은 영화 "아바타" 때문이다. 3D 콘텐츠 성공 가능성을 본 뒤 앞다퉈 3DTV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현재는 가장 골치아픈 상품이 돼버렸다.

차세대기술을 앞당겨 구현하고 그 바람에 원가는 계속 올라갔다. 그러나 두 업체의 경쟁구도속에서 판매가는 계속 내려갔다. 1년전 삼성전자의 55인치형 3DTV의 가격은 500만원대였지만 현재는 300만원 대까지 하락했다.

마땅한 3D콘텐츠가 없다는 것도 리스크다. 3D기술을 TV에 구현해도 즐길 콘텐츠가 없다. TV용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국에서는 아직 3D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차후에 잡힌 계획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술적으로는 최고일지 모르지만 마케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삼성전자의 LCD 패널, TV 등 주력 제품의 실적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스마트TV와 3DTV 등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LCD사업부의 올 1분기에 영업손실 규모는 1500억~20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애플 대항 정책의 잇따른 실패

'애플 리스크'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제한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맞서는 'Fastest Follower'전략이 애플의 신제품 출시 간격과 저가 정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애플이 아이패드2를 최저 499달러에 출시하자 삼성전자는 큰 충격에 빠졌다. 앞서 삼성전자가 아이패드2의 대항마로 내세운 갤럭시탭 10.1인치 모델보다 더 얇고 가벼우면서 200달러 이상 저렴하다. 애플은 소품종 대량 생산체제로 제조 원가를 극한까지 낮춰버린다. 삼성전자같은 대기업으로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아이패드2의 가격이 공개된 뒤 삼성전자는 어쩔 수 없이 기존 갤럭시탭 7인치 모델의 가격을 10만원 인하했다. 개발 중이던 10.1인치 모델의 성능과 두께에도 변화가 생겼다. 가격도 아이패드2와 같은 499달러로 맞춰야 하는 숙제도 생겼다.

출시시기도 문제다. 이미 아이패드2는 출시가 됐다. 반면 갤럭시탭 10.1인치 모델은 지난 2월부터 차일피일 출시시기를 미루는 중이다. 아이패드2에 맞서 성능과 외형을 개량하느라 더 늦춰질 공산도 크다.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수 없는 이유다.

얼마전에는 북미지역에서 실시한 판촉행사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 큰 망신을 샀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탭 10.1인치 모델의 판촉을 위해 '갤럭시탭 인터뷰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을 고용해 갤럭시탭 사용자인것 처럼 둔갑시켜 여론을 조작하다가 네티즌들에 의해 모두 연기자인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출시 전부터 이미지에 먹칠을 한 셈이다.

◆ "전략적 한계다" vs "투자의 기본 지킨 것"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잇따른 실책에 대해 "전략적인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Fastest Follower'라고 말했다. 비슷한 제품을 남보다 빨리 내놓는 것으로 시장을 장악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다. 너무 앞서간 나머지 3DTV를 출시하며 많은 양의 피를 흘렸다. 미쳐 따라가지 못하면서 갤럭시탭으로 피를 앞으로도 더 흘려야 한다.

국내 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한때 삼성전자는 'First Mover'로서 국내 경제의 든든한 선장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혁신을 잃었다"며 "새로운 전략적 포지션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매출이 흔들려 주가 100만원선 안착은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전략이 분산투자라는 기본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사기 때문에 IT분야의 정책적 미스만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처럼 삼성전자의 분산투자는 결국 코스피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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