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읽으려면 '전자' 대신 '생명'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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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종목 중 액면가 대비 주가 삼성전자보다 높아
위상 흔들리는 삼성電 제치고 새로운 그룹대표주 '부각'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범삼성家의 새로운 '얼굴마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라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은 100만원선 안착 실패양상을 보이며 크게 훼손됐다. 최근에는 삼성생명의 삼성그룹 내 중요도가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28일 101만원을 기록하며 100만원을 돌파한 뒤 좀처럼 전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90만원선을 계속 하회했으며 이번에는 87만원대까지 밀렸다.

이번 주 미국 인텔社의 실적개선 전망에 따른 IT관련 급등에 힘입어 상승 중이지만 돌발적인 변수일 뿐 장기적인 모멘텀은 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재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화학 업종에 몰리던 외국인 매수세가 IT로 흘러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며 "자동차와 화학주는 오버슈팅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인 반면 IT주는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주가는 다르다. 액면가 대비 주가는 이미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지난해 5월 액면가 500원으로 상장된 삼성생명은 21일 현재 10만1000원선을 기록해 액면가 대비 202배 올랐다. 반면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90만원대로는 액면가 5000원 대비 185.6배 올랐다.

삼성생명의 중요도는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7.21%·최대주주), 삼성증권(11.38%·최대주주), 삼성화재(10.36%·최대주주), 호텔신라(7.3%·최대주주), 삼성물산(4.79%), 삼성중공업(3.38%), 에스원(5.34%) 등 그룹 계열사 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가 이건희 회장(20.76%)이라는 점도 삼성생명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의 핵이 바로 삼성생명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삼성생명 배당금으로 467억원을 받았다. 반면 3.38%를 보유한 삼성전자에서는 삼성생명보다 92억원 적은 375억원을 받았다. 올해는 삼성생명에서 830억원, 삼성전자에서 500억원의 배당금이 이회장에게 지급될 전망이다.

반면,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바로 보호예수기간 만료에 따른 오버행(대량의 대기매물)이다.

CJ 계열사 보유 지분은 이미 지난해 보호예수 기간이 풀렸고, 신세계가 들고 있는 주식은 오는 다음달이면 보호예수가 종료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2월 삼성생명 주식에 대해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되는 다음달 이후 블록세일 형태로 삼성생명 지분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의 삼성생명 주식가치는 현재 2조2121억원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깊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 외국인 지분율은 6.18%에 불과해 오버행 물량을 받아줄 외국인 매수주체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삼성화재 55%, 동부화재 35% 등 다른 보험종목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이 지난 1년동안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 미국 등 꾸준한 외국 보험사 방문일정에 나선 것도 보호예수 종료에 대비한 대책 마련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있다.

신승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와 CJ 지분은 블록세일을 통해 중장기 투자자에게 팔 것이기 때문에 오버행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다"며 "현재 회사 내재가치가 21조원을 넘고 해마다 13~17% 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여 오버행 이슈 해소와 외국인 지분율 상승 등이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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