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급감하자 내놓은 고육지책···코린이 위한 이벤트도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실전 투자대회를 열면서 고객 유인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코인 열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가상자산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으로, 거래소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은 전날부터 실전 투자대회를 진행 중이다. 대회 이틀 차인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업비트는 11만3700여명이 참가 중이다. 빗썸의 경우 참가자 수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의 상금 규모는 업비트가 총 10비트코인(BTC)이며, 빗썸이 그의 약 3배 수준인 총 30억원을 내걸었다. 대회는 해당 기간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겨루는 구조다.
두 거래소 모두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이면 '고래 리그', 1000만원 미만이면 '새우 리그'로 배정했는데, 업비트는 누적 수익률을 기준으로 높은 성과를 낸 200명(리그별 상위 100명)을 선정, 시상할 예정이다.
빗썸의 경우 총 10BTC의 상금을 각 리그 수익률 상위 100명씩, 총 200명에게 지급한다. 수익률이 동률일 경우, 거래액, 거래 횟수, 거래 일수, 참가 신청 시간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고래 리그 1등에게는 1.5BTC와 빗썸코리아 주식 100주, 새우리그 1등에게는 0.6BTC와 빗썸코리아 주식 10주가 주어진다.
이 밖에도 가상자산 투자 초보자인 '코린이(코인+어린이)'들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계좌 등록을 완료한 뒤 업비트에 생애 최초로 원화를 입금한 선착순 3만명에게 1만원 상당의 BTC를 선물할 예정이다.
빗썸은 신규 가입을 포함한 가장 낮은 등급인 화이트 등급 회원을 대상으로 대회 기간 중 발생한 손실에 대해, 투자 손실 지원금 최대 20만원을 이더리움(ETH)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 거래소가 나란히 투자대회에 나선 것은 최근 국내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주춤하자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자 고객 발길을 붙잡으려는 유인 전략인 동시에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도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실제로 가상자산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지표에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현재 5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선까지 붕괴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5일 만이다.
10년 전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보유하던 비트코인이 대거 시장에 풀린다는 우려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마운트곡스 파산 관리인은 약 2만명의 채권자에게 이달 초 지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환 예정인 비트코인은 9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44점을 기록, '공포(Fear)' 수준을 보였다. 전날(50·중립)보다 떨어진 수치로,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심이 악화된 '공포'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높은 '탐욕' 상태를 뜻한다.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적어진 탓에 거래소들의 거래량도 급감하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태다. 가상자산 통계 분석 사이트인 코인게코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12억7221만달러, 빗썸은 4억8351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석 달 전과 비교해 적게는 30%, 많게는 절반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요 거래소들의 거래량은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감소한 상황"이라며 "현재 시장의 뚜렷한 호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투자대회 같은 이벤트는 그나마 열기를 고취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