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보금자리 쓰나미' 덮친 민간분양시장
'5차보금자리 쓰나미' 덮친 민간분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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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재건축은 울상, 매매시장은 찬바람

[서울파이낸스 임해중기자] 5차 보금자리 지구가 선정되자 인근 부동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에 남은 마지막 알짜 입지라서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5차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시세 대비 80% 수준에서 맞추기로 했다. 로또 아파트라는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가격경쟁력이 높아 민간 분양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 관계자들은 5차 지구 선정 이후 지방을 중심으로 살아난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수도권에 남은 마지막 알짜 입지다. 입지나 분양가 측면에서 민간 분양물량보다 우수하다. 공공물량인 보금자리주택과 경쟁에서 밀리는 이유다.

이번 5차 지구에는 보금자리 주택 1만6000가구 등 총 2만2000가구가 공급된다.

지구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동지역 3개 지구에선 1만2000가구 가운데 9000가구가, 과천에선 1만 가구 가운데 7000가구가 보금자리 주택으로 공급된다.

5차 지구 선정에 가장 반발하고 있는 곳은 강동지역 재건축 사업장이다. 이 지역은 재건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변시세 대비 80% 수준의 보금자리주택이 등장하면 이들 지역의 미분양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사업시행인가가 난 고덕시영 단지와 주공 4단지 모두 일반분양가는 2000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대지지분을 넓히고 고급 브랜드타운으로 조성한다해도 3.3㎡당 1500만원 이하의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미분양에 대한 우려로 재건축 조합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며 "고급 주거지로 변한다 해도 높은 분양가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분양시장 위축도 문제다. 보금자리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아져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조절할 공산이 크다.

건설사들이 분양을 앞당기거나 내년으로 넘기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 세곡, 서초 우면 등 강남권 보금자리 사전예약을 앞두고 분양물량이 큰 폭 감소한 바 있다.

당시 수도권 분양물량은 8ㆍ9월에 각각 880가구, 4412가구였다. 7월 6829가구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보금자리 사전예약 시점이 맞물리자 건설사들이 정면승부를 피한 것이다.

조 팀장은 "보금자리주택 청약은 이전 지역의 사전예약까지 남아있어 대기수요가 많다"며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커 일시적으로 물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매시장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으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가 늘어 가뜩이나 얼어붙은 거래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이들이 매매시점을 늦추고 전세시장에 눌러앉을 경우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골칫거리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서민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한 보금자리주택지구 곳곳이 암초다"며 "지구가 선정될 때마다 주택시장이 들썩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실장은 "당첨자에게 분양 프리미엄이 전액 귀속되는 문제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인 처방이 없는 이상 시장불안은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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