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추락…"이슈가 주요사업?"
알앤엘바이오 추락…"이슈가 주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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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이후 주가추락 계속…5년간 영업이익 '적자'
투자자 "대주주의 이슈경영에 주식은 곤두박질"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줄기세포연구와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강자로 알려진 알앤엘바이오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주주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투심을 흔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때 줄기세포 테마를 타고 고공비행을 하며 1만원대를 형성하던 알앤엘바이오의 현재 주가는 2000원선 초반까지 추락했다. 지난 2009년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가 최근 5년 동안 단 한도 영업이익 흑자를 낸 적이 없다보니 주가도 회복할 조짐이 없다.

연 초 2500원 선으로 출발했던 주가는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에 줄기세포 생산센터를 세운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3000원선까지 반짝 상승했지만 5월 초 허위자료제출로 증권선물위원회가 알앤엘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한 뒤 크게 하락해 2000선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총 자본금 472억원인 알앤엘바이오의 누적 미처분결손금은 1000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부채비율은 무려 230%에 달한다.

올해에만 공시번복과 공시변경으로 두 차례에 걸쳐 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투자가들은 한 목소리로 라정찬 전 대표이사를 성토하고 있다. 라 전 대표는 지난 13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대표이사 해임권고에 따라 조성률 전무에게 경영권을 넘겼지만 알앤엘바이오의 주식을 11.83%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현재는 줄기세포 기술원장으로 명함을 바꿔 달았다.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알앤엘바이오의 한 투자가는 라 전 대표에 대해 "공식적인 실적도 없이 유행 테마에 맞는 호재성 공시와 보도자료만 남발한다"며 "지난해 12월과 올 2월에는 본인의 보유지분까지 매각해 주가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실제 라대표는 지난해 12월 156만주, 올 2월 200만주 를 장내매도했으며 앞서 2009년 9월에도 신주인수권 행사 뒤 지분을 매각, 그 여파로 주가가 크게 떨어져 주주들을 실망시켰다.

다소 과장되거나 이슈에만 편승하려는 언론홍보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류독감 우려가 불거져나오자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신물질 개발 발표, 줄기세포가 각광받는 시기에는 성체줄기세포이식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그 밖에도 골조직 재생, 림프부종, 유방암, 말기폐섬유화부종 등 자사의 치료가 효과를 나타냈다는 공시와 광고는 많았으나 실적은 부실하다.

美 캠프캐럴 미군기지에 고엽제가 매몰돼 있다는 의혹이 한창 일던 25일에는 자사의 치료가 고엽제 후유증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의학계 관계자는 "효과가 입증됐다는 보도는 질리도록 봤지만 공식적으로 식약청 인증을 받은 것이 아닌 자사의 연구결과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계열사의 사업확장도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요소다. 라씨가 대표로 있는 계열사 알앤엘내츄럴(비상장)은 지난 3월 2일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관광호텔 '초정 스파텔'의 8차매각에 응찰, 59억1천만원에 낙찰받았다.

'초정 스파텔'은 지난 1999년 청원군이 민·관합작으로 건설한 뒤 업체의 부도로 103억원의 채무를 품고 매각이 추진되던 지역의 대표적인 '애물단지'였다. 알앤엘내츄럴은 이 곳을 노화방지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나 이를 위해서는 100억원이 넘는 추가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알앤엘바이오는 줄기세포와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매력적인 테마로 묶여있는 기업이지만 탐방보고서를 쓰려는 연구원은 찾기 힘들다"며 "연구개발보다는 이슈메이킹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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