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금통위] 혼재된 경제지표에 인하시점 설왕설래···'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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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은 만장일치 동결과 인하 소수의견 '소멸'
美 연준, 경기호조 등 불확실성 확대···"전제 바뀌어"
하반기 인하 전망 유효···성장률·물가 전망 상향 예상
3일(현지시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조지아 트빌리시 풀만호텔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3일(현지시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조지아 트빌리시 풀만호텔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안갯속에 빠졌다. 미국 통화정책경로를 비롯한 각종 불확실성이 터져나오면서, 통화정책경로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경제성장률 전망의 상향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에선 금통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1회 연속 동결이다.

다만 2~4월 나왔던 3개월내 인하 소수의견은 이번 금통위에선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총재의 발언도 4월과 비교해 매파적으로 바뀔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통화정책경로 상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달 초 이창용 한은 총재의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당시 생각했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 기존 논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총재가 언급한 바뀐 전제조건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1분기 국내 GDP 서프라이즈, 그리고 중동리스크로 폭등한 국제유가와 환율 등이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보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크게 완화됐다. 4월 비농업 고용(17만5000명)이 예상(24만명)을 크게 하회한데 이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월 대비 둔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3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소매판매가 4월 들어 정체되는 등 경기지표가 냉각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0%에 육박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인하 횟수를 2회에 가깝게 반영하고 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3분기 중 2%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유가와 환율 불확실성도 줄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가능성이 불거지며 지난달 90달러에 육박했던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1400원을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도 미 경기지표 둔화 여파에 현재 135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핵심 변수는 경기호조다. 1분기 경제성장률(1.3%)이 예상치(0.6%)를 두배 이상 웃도는 호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민간소비도 예상밖 호조(0.8%)를 보이면서, 금리인하 필요성을 크게 낮췄다. 이번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1%에서 2.5~2.6% 수준으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전망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4월 평균 물가상승률이 3% 수준인데다 지난달 국제유가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기존 전망치(2.6%)에서 0.1~0.2%포인트(p) 가량 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경기호조의 경우 수출에 치중된 경기호조와 부진한 내수를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역시 근원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어, 헤드라인 물가의 상향에도 완화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는 여전히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가 주로 IT 관련 업종에 쏠렸다는 점이나 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며 "연내 미 금리인하 전망이 유효하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하반기 후반 정도에는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딘 측면이 있지만 물가는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이며, 경제성장률은 1분기 서프라이즈에 비해 회복세가 아직 불안정하다"며 "여기에 ECB 등이 금리를 인하 할 경우 금통위 역시 인하를 고려할 여지가 커진다. 8월 첫 금리인하 및 4분기 중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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