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고공행진…정부는 '부채질'?
하반기 물가 고공행진…정부는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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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농축산물 가격 인상 움직임…국제유가도 ↑
물가 잡겠다던 정부, 전기요금 평균 4.9% 인상 '딜레마'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하반기 물가 상승조짐이 심상치않다.

장마로 잔뜩 오른 농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는 예년보다 열흘정도 빠른 추석 때문인지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100원 인하조치가 끝난 기름값도 급등한 데다가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 그야말로 '남편 월급 빼고는 다 올랐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4%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4%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52개 주요 생필품으로 구성된 'MB물가품목' 중 41개 품목이 올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물가 3총사로 불리는 '기름값'·'전세값'·'농수산물 가격'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오르기만 할 조짐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장마기간동안 강수량은 1년 강수량의 절반을 넘겼다. 많은 비로 생산에 차질이 생긴 농수산물 가격은 연일 급등 중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현재 적상추는 한 달 전보다 121%나 가격이 올랐다. 이 기간 시금치는 103%, 애호박은 61% 가격이 뛰었다. 지난해 물가 대란(大亂)의 신호탄이 된 배추 역시 1포기에 2198원으로 한 달 사이 77% 올랐다.

특히 올해는 추석도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빨라 수확시기가 되지 않은 제수용품 등은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기름값도 상승기조가 뚜렷해 보인다. 정유사의 리터당 100원 인하 조치가 마무리된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19원에서 1942원으로 23원 올랐다.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 기름가격 평균은 2024원으로 정부가 생각하는 마지노선 2000원을 이미 훌쩍 넘겼다.

전세값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5048만원으로, 지난 3월 2억4000만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넉달만에 1000만원이 올라 기존 최고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여기에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가뜩이나 뜨거운 물가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는 전기요금을 4.9%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중이다. 지경부는 당초 '현실화'를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폭을 무려 7.6%로 제시했다.

게다가 올 하반기 전국의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10% 내외로 인상될 예정인데다가 상·하수도 요금과 기타 정화조 청소료, 쓰레기봉투료, 문화시설 입장료, 공연예술관람료 등도 줄인상을 앞두고 있다.

이에 정부의 물가정책 실패를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정부가 잡으라는 물가는 안잡고 시민을 잡고 있다"며 "정부는 현실화를 논하기 전에 물가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투자선물회사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결국 4%대를 본 것은 최근 물가 고공행진에 핵심당국인 한국은행도 두 손을 들어버린 셈"이라며 "내년에야 3.4%진다는 전망이지만 그마저도 예년(2001~2007년) 3.1% 수준과 비교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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