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횡령·유용...은행, 사건사고 '백태'
수백억 횡령·유용...은행, 사건사고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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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395억원 횡령…한국씨티 고객자금 '유용'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수백억대 횡령사고 등 은행권 내부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내부통제 및 윤리의식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송훈석 민주당 의원이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이후 올 6월 말까지 농협중앙회 직원들에 의한 고객예금 횡령 및 유용 사고금액이 395억799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발생한 횡령사고 건수도 8건으로 금액으로는 26억3628만원이었다. 

또한 농협중앙회는 지난 6일 진행된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서도 30억원 이상의 예산을 낭비해 '호화 기념식'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농협 측은 "내부적으로도 윤리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사이버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내부 인원이 1만8000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일일이 교육을 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사이버교육을 이수 여부를 고과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농협은 내부 전산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검사 항목을 세분화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부 외국계은행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4일에는 한국씨티은행 PB(프라이빗 뱅커) 정모씨가 고객의 동의 없이 예금 5억원을 빼내 사금융에 투자해 4억여원의 손실을 봤다. 씨티은행 측은 이를 내부감사를 통해 적발해 정씨를 고소한 상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사고 후 전 직원에게 유의사항을 공문으로 전달했다"며 "내부통제 교육 실시는 물론 동일지점의 장기근속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파업이 진행 중인 SC제일은행도 지난달 위조된 2조원대 예금잔액증명서가 발견됐다. 금융당국은 이 증명서가 범죄에 악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 윤리 시스템이 확고히 자리잡히지 않으면 이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특정 은행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업계 전반의 신용도가 모두 하락하는 금융업의 특성상 업계 전반이 나서 재발방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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