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유료방송 대체제 가능성"···'코드 커팅' 현실화하나
"OTT, 유료방송 대체제 가능성"···'코드 커팅'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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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조사, 유료 방송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 36.8% "OTT로 충분"
"한국, 인터넷·이동통신 결합 효과에 '코드커팅' 현실화 어려울 것"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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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유료방송의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행한 '유료방송 가입자의 미디어 소비와 OT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조사자 총 7055명(만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방송매체 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유료방송을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 중 36.8%가 'OTT를 이용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19년 조사 당시 '지상파로 충분해서'가 24.9%로 기타(27.0%)에 이어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하고, 'OTT를 이용해서'라고 답한 조사자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OTT 시장의 성장이 유료방송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용찬 ICT통계정보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두고 "최근 5년간 유료방송 가입률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 TV 수상기가 방송 프로그램 소비 뿐만 아니라 OTT 소비 매체로 기능이 진화하고 있다"며 "유료방송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OTT 서비스 이용'이 가장 높다는 점은 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 등의 환경 요인에 따라 OTT가 유료방송의 대체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료방송 시장은 방송광고 매출 감소와 가입자 이탈 등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106명으로 전반기 대비 0.1% 감소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5년 하반기 조사 이후 처음이다.

(사진=KISDI 보고서 캡처)
(사진=KISDI 보고서 캡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0퍼센트대 성장'을 이어오던 유료방송 가입자가 끝내 감소 전환하자, 일각에서는 대규모 유료방송 가입 해지 현상인 '코드 커팅'이 현실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료방송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대규모 코드 커팅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인터넷과 유료방송을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는 한국의 경우 단기간 내 가입자 이탈이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KISDI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에 가입한 조사자의 경우 가장 많은 35.4%가 '인터넷, 이동통신 등 결합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합 상품이 우수한 화질, 저렴한 요금제, 다양한 채널 등 제품 자체의 서비스 품질보다 유료방송을 이용하는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한국 유료방송 시장의 경우 '코드 커팅'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유료방송을 이용하는 이유로 '인터넷, 이동통신 등과의 결합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가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합이 유료방송 이탈을 제어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 결합 상품 혜택을 무시하면서까지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을 요인이 적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코드 커팅이 일어나 힘든 구조"라며 "현재로서는 전체 유료방송 업계 측면에서 성숙기, 포화기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어 "그럼에도 유료방송 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이라며 "프로그램 이용 대가나 송출 수수료 등 적절한 자원 배분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체화하고 사업자 간 부당한 협상이 일어날 수 없도록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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