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8~9월 수익률 급락
전문가 "하락장은 저가매수 기회"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최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밑돌면서 '눈먼 돈'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그러나 5~10년 장기투자를 위한 '저가매수'라는 옹호론도 만만찮다.
29일 각 연기금에 따르면 4대연금의 7월 말까지 국내 주식 투자 평균 누적 수익률은 4.3%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코스피가 출렁이면서 수익률도 급격히 추락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누적수익률 -9.56%를 기록했으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간접투자)은 각각 -10.83%, -8.7%, -11.98%를 기록했다.
9월 들어서는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가면서 국민연금(-14.01%)과 사학연금(-17.11%), 공무원연금(-16.4), 군인연금(-14.79%) 모두 큰 수익률 악화현상이 심화됐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연초 대비 -13.72% 내려갔다.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평가액도 크게 줄었다. 국민연금의 7월 말 국내 직접투자 보유주식 평가액은 30조3738억원이었으나 9월 말 27조4685억원으로 2조원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사학연금의 국내 직접투자 보유주식 평가액도 8343억원에서 8317억원으로 26억원 감소했다.
이에 각 연금 투자자들의 여론도 급격히 악화됐다. 한 투자가는 "하락장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하는데 연기금은 무슨 배짱으로 투자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눈먼 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주식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단기적인 수익률을 놓고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비난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국민연금의 경우 리먼사태가 있던 2008년에는 주식투자부분에서 마이너스 수익률(-0.18%)를 거뒀지만 이후 지수가 회복되면서 2009년 45.4%, 2010년 21.86% 등 고수익을 기록했다. 올해 주가 폭락은 리먼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저가매수'의 적기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논란이 된 연기금의 수익률하락 기간에 10월 이후 장이 제자리를 찾는 기간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그 이유다. 코스피는 지난 9월26일 1644.11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약 한달 뒤인 10월 말에는 1900선을 다시 넘어서는 등 지수방어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는 월 단위로 수익률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최소 5년에서 길게는 수십년을 내다보고 결정한다"며 "올해와 같은 하락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량주를 사 모을 수 있는 '바겐세일'인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