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후보, 유도현·박장근·정진완 등 '물망'
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후보, 유도현·박장근·정진완 등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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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부당대출 여파···내주 차기 행장 발표될듯
(왼쪽부터) 우리은행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사진=우리은행)
(왼쪽부터) 우리은행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조병규(59) 우리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를 내려놓는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조 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는 등 CEO리스크가 불거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차기 우리은행장의 윤곽은 다음주께 나올 예정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정기이사회를 열고 조 행장에 대한 연임 불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의 임기는 다음달 31일 종료된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멤버로서 우리은행장 후보를 선정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다.

조 행장은 2개월여간의 '은행장 승계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7월 선발된 은행장으로 당시 뛰어난 영업력으로 내부에서 인정받던 인사였다. 이원덕 전 행장의 사퇴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이끌며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 사상 최대인 2조52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리더십에도 결국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부당대출 사건이 조 행장의 연임을 가로막았다. 현재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 등에 350억원 규모의 대출을 부정하게 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70억~8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당대출 정황을 확인한 상태다.

조 행장은 이번 부당대출 사건에 직접 연루되진 않았으나, 해당 사실을 사후에 파악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를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12조 '보고의무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다.

부당대출 사건으로 조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사회가 조 행장을 재선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감독원도 부당대출 늑장보고와 관련해 현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여러차례 한 바 있다.

조 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행장 후보는 다음주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유력 후보군으로는 유도현(56)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과 박장근(57)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겸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 정진완(56)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1968년생 유 부행장은 은행 내 자타공인 전략기획 전문가로 재무·인사·글로벌 등 요직을 거친 인재란 평가다. 1994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전략기획부·인사부·비서실·우리아메리카은행·런던지점 등을 거쳤다. 조직 쇄신을 위해 우리은행이 지난 7월 신설한 '관행·제도개선 솔루션 액트(ACT)' 태스크포스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가 '조직 쇄신'인 상황에서 유 부행장이 기업문화 손질 역할을 담당해온 만큼 행장 후보군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만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1967년생 박 부사장도 차기 리더로 거론되고 있다. 1992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2007년 리스크총괄부 부부장, 2016년 리스크총괄부 부장, 2020년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원칙 중심의 리스크 관리 업무 능력으로 보다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실행할 인물로 꼽힌다.

1968년생인 정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기관영업전략부, 중소기업전략부를 거쳐 삼성동금융센터 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정 부행장은 현 임종룡(65) 우리금융 회장의 측근으로도 평가된다.

이 밖에 최근의 조직 수습을 빠르게 수습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우리은행장 레이스에 현 조병규 행장과 함께 참여했던 이석태(59)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강신국(59)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박완식(59) 우리카드 대표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 인사는 지난해 한 차례 검증을 거쳤던 만큼 후보군으로 올리는데 대한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계파갈등을 잠재우고 조직 내 파벌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예상 밖 인물이 차기 은행장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요 고참 인사들 가운데서는 기동호(59) 기업투자금융부문 집행부행장이 평화은행 출신으로 계파갈등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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