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 햇살론, 해결책 없나?
'기대 이하' 햇살론, 해결책 없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전종헌기자] 대부업체 등 비제도권을 비롯해 캐피탈사 등 제도권 금융회사까지 고금리 대출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당초 기대를 모았던 '햇살론'이 도입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햇살론 자리 못 잡았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함께 서민금융 현장점검에 나선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국장)은 "서민우대금융 중 미소금융이나 새희망홀씨는 자리를 잡았지만 햇살론은 정말 어렵다. 생각하고 연구해 봐도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금융위가 주도적으로 제도를 시행했던 점에서 이 국장의 이같은 언급은 햇살론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햇살론 취급 최전방 전선에 있는 새마을금고, 농협, 신협, 저축은행, 수협, 산림조합에서는 햇살론이 서민우대금융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주된 요인으로 '홍보부족'을 공통적으로 꼽고 있다. 또한 최근 제도개선 이전까지 인력운영, 대출 절차 등이 복잡해 일선 금융기관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햇살론을 취급하고 싶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며 "어떤 상품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햇살론 실적, 캐피탈사의 26%

햇살론이 저신용자 등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고금리 대출에 대한 대환대출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점으로 볼 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캐피탈사 및 대부업체의 약탈적 고금리 대출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반면 햇살론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KCB에 따르면 2010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캐피탈을 통해 실행된 신규대출을 신용등급에 따라 살펴보면 6등급 27만9017건, 7등급 44만4422건, 8등급 9만7355건, 9등급 5625건, 10등급 2351건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캐피탈사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6등급 20%, 7등급 31.8%, 8등급 7.0% 등으로 저신용자 절반이상이 캐피탈사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햇살론은 처음 개시 후 올 1월말 기준 대출실적 21만1560건(1조89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캐피탈사에서이뤄진 저신용자 대상 대출 82만8770건의 약 26% 수준이다. 저축은행 등의 신용대출 실적까지 감안하면 햇살론 실적은 더욱 초라해 진다. 

일각에선 햇살론 취급에 따른 보증채무이행 면책문제도 햇살론 활성화에 장애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 1월말 기준 금융기관별 면책 현황을 살펴보면 새마을금고 45건(2억2000만원), 신협 187건(8억1800만원), 지역농협 30건(1억5500만원), 저축은행 10건(5600만원) 등이다.

작년 중에는 농협중앙회가 신용보증재단중앙회를 상대로 햇살론 취급에 따른 983만원 상당의 면책 소송을 진행했지만 패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보증재단의 보증비율이 상향되는 등 햇살론 대출에 따른 부실은 사실상 보증재단이 대부분을 떠안고 있지만 여전히 일선 금융기관에선 면책문제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