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글로벌시대에 해외영업 '뻥튀기'
市銀, 글로벌시대에 해외영업 '뻥튀기'
  • 김동희
  • 승인 2005.03.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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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등 본점 실적에서 충당 사례 관행화
금감원, 영업 현지화 정착위한 대책 검토중.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들의 해외영업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실상 본점 유가증권 매입 실적 및 유산스 실적 등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어 실적이 과포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 실적이 전체 해외영업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어 시중은행의 해외영업 현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해외영업실적은 지난해 3억6천600만달러를 기록,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각 은행별 해외영업실적 중 유가증권 등 본점 실적에 해당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어 순수한 현지 영업실적은 전체 실적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추정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2천982만달러의 해외영업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중 1천만 달러가 유가증권매입 등을 통한 본점 자금부의 실적이 해외영업점의 실적으로 할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은행도 지난해 7천532만달러의 해외영업실적을 기록했지만 이중 유가증권 및 유산스 등에 대한 실적이 대다수 포함돼 있어 현지 영업실적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가증권의 경우 자금부에서 매입을 주관하고 해외지점은 기업과 부킹만 시켜주는 정도지만 실적은 해외영업점에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외현지 영업에 대해 강조점을 뒀지만 현지 시장이 활발하지 못해 본점 실적에 해당하는 부분을 해외영업점에 할당해 주는 관행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외형상 나타나는 해외영업점 실적과 순수한 현지영업실적간에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감독원은 실질적인 해외영업 현지화 정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영업실적에 유가증권 등 본점 영업실적에 해당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해외지점의 현지화영업을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잡혀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의 해외현지영업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구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해외영업점에서 유가증권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부방안을 마련하는 등 해외점포의 현지 영업강화를 위한 은행차원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 2003년부터 해외영업점의 유가증권 취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현지화영업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해외영업점의 실적증가를 보여주기위해 편법아닌 편법을 써왔다”면서 “원천적으로 유가증권에 대한 취급을 못하게 함으로써 다른 전문화되고 특화된 방법으로 성장잠재력이 있는 시장을 점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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