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의 여파로 재개발 시장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른 '옥석 가리기'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 수도권 재개발 지분가격 2년 연속 하락, 하향 안정화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시의 재개발, 뉴타운 출구전략이 발표된 이후 4.11총선과 5.10대책 등 굵직굵직한 부동산 이슈들이 나오고 규제도 대거 풀렸지만 재개발 지분 시장의 거래 침체는 여전한 상황이다. 지분가격도 소폭 더 내렸다. 하반기로 넘어간 재개발 시장의 구조조정 작업이 일단락돼야 남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거래 형성과 가격 조율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기준 3.3㎡당 재개발 지분가격은 서울 2442만원, 경기 1509만원, 인천 1160만원으로 전년대비 1~3%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역별로는 하락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 △마포구 합정·성수전략정비구역 △강동구 천호뉴타운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등의 지분가격이 상반기동안 5~10% 하락해 시장 침체의 여파를 받았다.
◇ 뉴타운 지정 해제지역, 원룸 등 난개발 우려
상반기부터 본격화된 재개발과 뉴타운의 구조조정 바람이 하반기에도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실태조사 대상이 서울시에서만 610곳이나 되고 해제대상 선별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6개월~1년 이상의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민 반대비율이 이미 확보돼 사업취소가 서울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에도 뉴타운을 찬성하는 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해야 하는 숙제가 있어 무조건 빠른 구역 해제를 목표로 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규정 센터장은 "진행 중인 구조조정 절차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대선이라는 큰 정책이슈까지 예정돼 있고 6월 이후 유로존 재정 위기로 인해 거시경제가 침체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개발 사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것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재개발 사업의 '옥석'이 가려졌다"라고 평가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도 "박원순 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라 사업 진행이 원활하던 곳은 진행이 빨라질, 지지부진하던 곳은 무산될 여건이 마련됐다"며 "사업진행이 빠른 곳은 '희소가치'가 부각될 것이고 무산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박원순식 마을가꾸기' 사업이 적용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와 같이 획일화된 아파트로 투자수익을 올렸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뉴타운 지정 해제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뉴타운 지정이 해제되면 해당 지역의 노후화된 건물들이 원룸이나 빌라 등의 '대체재村'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 해제 예정지역에서는 '대체재'들이 우후죽순 세워지는 등의 난개발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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