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韓銀총재, "한-중-일 외환정책 공조 모색"
박승 韓銀총재, "한-중-일 외환정책 공조 모색"
  • 황철
  • 승인 2005.04.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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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다변화정책 쓰지 않겠다...환율 추가하락 억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외환보유액 다변화 정책을 쓰지 않겠다고 공식 언급했다.
또, 추가적인 환율하락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1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올들어 원화의 평가절상 속도가 지나치고 더 이상 환율이 떨어져서는 안된다고 전제하고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할 경우 환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총재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밝힌 외환보유액의 고수익 통화 및 고수익 자산으로의 다변화 시도와는 상충되는 것이어서 시장 참여주체들이 한은 외환정책에 대해 일정 부분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관측통들은 국회 업무보고시 외환 다변화라는 표현자체가 기존의 외환보유액의 통화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추가로 늘어나는 부분에 대한 운용방향을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있다.

또, 일본과 중국 정부가 외환 다변화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한은이 공조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즉, 국제 금융시장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달러자산 매각으로 달러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외환보유액 최대 보유 지역인 한국, 중국, 일본 중앙은행들이 묵시적으로 행동통일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날 박 총재의 발언과 관련 전문가들은 다변화자체보다 더 이상의 환율하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도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분위기이다.

현재 달러당 원화 환율이 1000원을 소폭 웃돌고 있고 한은이 1000원선에서는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억제해 왔던 점을 감안할 때 1000원 아래로 환율이 떨어질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한·중·일 3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다음달 서울에서 회동을 갖기로 해 향후 환율정책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총재는 이번 회동과 관련, 우리측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외환 문제를 비롯해 국제경제 전반의 현안과 관련된 공조방안에 대해 깊이잇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와의 일문일답.

-한중일 3국 중앙은행 총재 회동의 의제는...
구체적인 어젠다(의제)는 없다. 이번 회동은 한은이 주최하는 제1회 세계중앙은행 국제콘퍼런스에 중국과 일본의 중앙은행 총재가 참석하기 때문에겸사겸사 만나는 것으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환율과 외환보유고도 논의될 수 있다. 콘퍼런스에는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도 올 예정이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만나는 회의가 외국에도 있는가.
매년 정기적으로 회의를 여는 나라는 드물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우리나라가국제사회에서 빚을 많이 져서 이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반대로 베푸는 차원에서이뤄지는 것이다.

- 과거에도 3국 중앙은행 총재가 함께 만난 적이 있나.
국제회의에서 만나 공식, 비공식 정보를 자주 교환한다.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 최근 환율동향과 외환다변화 정책에 대한 의견은.
올들어 원화 환율이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는 5% 정도 절하됐는데 원화는 2% 절상됐다. 우리는 외환보유고가 많기 때문에 외환을다변화할 경우 더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외환 다변화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다.

- 일본은행 총재를 만나는 데.
이번 행사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친구 사이로 만나는 것이다.

- 외환문제와 관련, 한중일 3국의 공동노력 방안은.
나라마다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아시아국가들이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 표적이 돼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방어하는 방안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재정경제부가 외환정책의 기조를 바꾼다고 발표했는데.
나와 생각이 같다. 늦은 감이 있다. 시중은행에 외환보유고를 맡기는 데있어 시중은행의 수요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외환보유고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연기금 스와프를 통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연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은으로서는 통화증발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 최근 환율 움직임과 관련, 투기세력이 있다고 보나.
투기세력이라는 것이 시각에 따라 항상 있을 수도 있고, 전혀 없을 수도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장벽이 없기 때문에 환차익에 따라 돈이 순식간에 움직인다. 단기 투자이익을 거두는 국제자본의 생리이고 이런 가능성에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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