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우먼파워 '봄날 멀었다'
보험업계, 우먼파워 '봄날 멀었다'
  • 최정혜
  • 승인 2005.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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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여전히 존재...관리직 많아야 10%.
국내외사간 격차커...임원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금융권에도 여성임원이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고, 보수적인 보험업계도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장 이상의 관리직 부문의 여성 수는 아직 ‘봄날’을 기대하긴 어렵다. 더군다나 여성 임원은 극소수여서 관리직으로서의 여성들이 넘어야할 산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손생보 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손보사는 대형사가, 생보사는 외국사가 과장급이상 관리직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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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생보 국내사의 경우 대졸 여성을 공채로 기용한 것은 불과 10년 남짓해 아직까지 과장급이상 여성의 비율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인력담당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여성직원 채용에 고졸출신이 많아 진급 시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중도에 일을 그만 두는 사례도 많았다”며 “10년 전 입사한 고졸출신 여성들이 과장 이상으로 진급하기에는 대졸출신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의 경우 출범 당시 남성위주의 경력직 사원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에 여성의 비율이 적을 수밖에 없는데다 아직 2~3년 밖에 되지 않아 신입으로 채용된 여사원들도 과장 이상의 승진은 이르다는 설명이다. 한편 그린화재 등과 같이 공채로 여성을 선발한 시기가 10년이 채 안된 회사들은 과장 이상의 직급에서 여성인력이 매우 적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의 경우 “인력 공개 자체가 대외비이기 때문에 정확한 인원수를 말할 수는 없지만 대략 10%미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들어와있는 외국계 보험사는 국내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생보사 한 관계자는 “철저히 성과위주로 진급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내사보다는 외국사가 여성들에게는 개방적인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험업계에서 여성관리자의 비율이 적은 이유는 업무 특성상 보험영업도 어느 정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대졸 여성들이 입사를 기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여성들의 보험영업에 대한 기피현상은 공채시 여성 지원자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현상을 초래, 그만큼 관리직 여성들의 비율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담당하는 업무에 긍정적인 변화 조짐이 보이면서 특정 직급까지 승진하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던 이른바 “유리 천정(Glass Ceiling)”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전에는 주로 고졸 출신 여성들이 상담직과 영업소 사무를 수행했으나 요즘은 대졸 여성들이 홍보와 IT부문 등의 전문직에서 활약이 두드러지는 추세”라며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여성들이 아직까지 남성 위주의 기업 풍토와 성차별, 편견, 육아 및 교육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우먼파워’가 만개하는 봄날이 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정혜 기자 smile_jhc@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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