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배기가스 저감서리' 국내 첫 도입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선박용 배기가스 저감설비'를 국내 최초로 선박에 공급하며 친환경 설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의 시추전문회사인 로완(Rowan)社와 계약을 맺고, 내달부터 울산조선소에서 건조되는 드릴십 3척에 총 18기의 이 설비를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설비는 대기오염의 주범이자 배기가스를 통해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을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촉매를 이용해 질소와 물로 분해하는 것(SCR방식)으로,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95% 이상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6년 국제해사기구의 'TIER Ⅲ(대기오염방지 3차 규제)'가 발효되면 선박용 엔진의 배기가스 저감설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에 따라 2016년부터 건조되는 선박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TIER Ⅰ' 대비 80%가량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디젤엔진의 배기가스를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해 선박용 배기가스 저감설비에 대한 선주사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은 가격이 6억달러에 이르고 각종 첨단시스템이 적용돼 까다로운 품질기준이 적용된다"며 "드릴십에 배기가스 저감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현대중공업은 디젤엔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각각 20%, 97% 이상 줄인 친환경 가스엔진을 독자 개발한 바 있으며 이번에 수주한 SCR방식 외에도 배기가스의 일부를 재순환시키는 방식(EGR)의 저감설비 개발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