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조2천억 채무감축, '숫자놀이'?
서울시 1조2천억 채무감축, '숫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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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서울시가 올해 상반기에 채무 1조2천억원을 감축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한 서울시의회 의원이 '숫자놀이'에 불과하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소속 김용석(서초4) 시의원은 29일 "시가 발표한 감축액 1조2천억원 중 7천300억원 가량은 SH공사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사업시기 연기 등으로 자산을 줄여 빚을 갚은 것일뿐 본질적으로 시의 재정상황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올 6월 30일 기준 시와 투자기관의 채무는 18조7천731억원으로 박원순 시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10월(19조9천873억원)보다 1조2천142억원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에 대한 반박이다.

김 의원의 주장의 골자는, SH공사가 작년 12월 'SH하우징제일유동화전문회사'라는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ABS를 발행해 조달한 5천300억원으로 채무를 상환했는데, SH공사가 까다로운 ABS를 발행한 것은 '숫자 눈속임'을 위한 것이라는 것.

김 의원은 그러면서 "서울시가 공사채를 발행하면 SH공사 채무로 잡히지만 ABS는 SPC의 채무로 잡히기 때문에 서울시와 산하기관 채무 계산에서 빠질 수 있는 점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가 SH공사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줄여 2천억원을 더 갚았다고 주장했다.

SH공사 회계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 말에서 작년 말 사이 보유 현금은 1천654억원에서 1천433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줄어 들고 단기금융상품은 3천568억원에서 2천8억원으로 1천500억원 넘게 감소하는 등 2천억원 상당의 자산이 감소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채무상환에 2천억원을 쓴 것을 개인에 비유하면 보통예금 통장에서 돈을 빼 지갑에 있던 현금과 함께 은행 빚을 갚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박 시장 취임 후 줄어들었다는 1조2천억원 중 7천억원은 자산과 채무를 함께 줄인 '숫자놀이' 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측은  "장래 채권을 미리 유동화시키기 위해 ABS를 발행한 것"이라며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줄인 2천억원으로 빚을 갚은 것도 어차피 은행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상황에 따라 현금을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ABS 발행 등은 회사 경영상 금융기법을 활용한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SH공사측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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