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주식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버논 스미스 박사-
"합리적 주식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버논 스미스 박사-
  • 전병윤
  • 승인 2005.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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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금융 이론에서 기대는 합리적이고, 모든 투자자들은 회사 주식의 가치를 예측하는데 필요한 같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어, 주식 시장은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한 가격을 결정한다고 배웠지만 합리적인 주식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험경제학과 행태재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버논 스미스 박사는 지난 25일 삼성투신운용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미스 박사는 이 날 ‘시장의 기대, 거래 및 가격 행태’란 강연을 통해 이성적인 의사결정에 기반한 합리적 기대로는 설명되지 않는 시장의 행태를 인간심리의 실험적인 분석으로 규명한 자신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스미스 박사는 특정 회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뉴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산가치의 2~5%의 범위 내에서 주식 가격이 변동하는지, 주요 사건이 없는 날에 주식 매매가 대량으로 발생하는지, 그리고 왜 폐쇄형 펀드의 가격이 그 펀드의 포트폴리오와 그렇게 많은 차이를 보이는 지 등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가격 패턴이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아래 투자유가 증권의 미래 가격을 예측해선 안된다”며 “합리적인 기대가설에 근거한 금융이론이 통용되기 위해선 모든 투자자가 기업 가치를 예측하기 위해 똑같은 품질 정보를 들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고 부정했다.

이어 “실험을 통해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는 공평한 환경을 설정하고 주식 투자를 하도록 했지만, 실험결과 투자자는 정보에 대해 다르게 해석해 가격 편차가 발생했고 거품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믿음과 달리 자신의 주관적인 지식과 경험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경험을 통해 점차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되더라도 시장의 환경이 변화되고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또 다시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시장은 투자자들의 주관적인 판단력과 지식에 따라 변화되므로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또 다른 정보를 생산해 시장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스미스 박사는 “실험실 시장보다 훨씬 복잡한 현실 시장에서 정책을 내놓게 되면 투자자들은 또 다른 복잡한 정보를 낳는다”며 시장 규제에 최소한의 간섭을 피력했다.

그는 “가격변동폭 제한이 폭락할 위험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가격이 급락하는 시점에서는 매수자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왜곡된 정보만 양산돼 폭락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며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들었다.

또 “주식시장은 마치 복잡한 사회 제도와 같아서 투자자들은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시장은 다른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따라서 주가지수와 연계된 인덱스 펀드보다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가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버논 스미스 박사는 1955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고, 퍼듀대ㆍ매사추세츠대ㆍ애리조나대 교수를 거쳐 2001년 조지메이슨대로 옮겼다.

스미스 교수는 호주 뉴질랜드 등 전력시장 민영화, 미국 에너지 산업 규제완화 정책 등에 참여했으며 2000년 이후 금융 분야에 대해서도 다양한 행태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2002년 12월 10일 ‘실험경제분석에서 수단, 특히 대체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실험적 연구’에 대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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