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가계금융 변화와 금융회사의 역할
저금리 시대, 가계금융 변화와 금융회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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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올해 국내 금융시장을 전망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된 표현은 저성장과 저금리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국내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본격화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곧바로 금리인하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2.0%, 올해에는 전년대비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을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도 지난해 10월 2.75%로 인하된 후 올해 1~2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2~3%대 성장률과 2%대 금리는 과거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저금리 초기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현금·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위험자산을 확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금융자산 수익률 확보가 어렵다는 인식과 함께 고령화에 따른 노후 대책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보험·연금으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저성장·저금리 초기단계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저히 낮아진 예금금리, 각종 금융자산의 낮은 투자수익률 등 바뀐 금융환경에 금융소비자들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채권 등과 같이 위험수준이 낮은 투자 자산으로의 쏠림현상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함께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 기준 강화, 비과세 혜택 축소, 연금저축 세제개편 등 제도변화도 금융 자산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회사는 자체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도 중요하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금융자산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소비자의 금융자산을 보호하고 가계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금융회사는 자산관리서비스의 효율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자산관리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서비스 대상을 대중부유층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저성장·저금리 하에서는 단순한 자산축적 기능에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관리 기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성과를 정기적으로 배분하는 수요가 커질 뿐만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작으로 은퇴생활자가 증가하면서 정기적인 수입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투자자산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양분돼 있었으나 '예금 금리+α'라는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금융회사는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하지 말고 금융소비자와의 신뢰 형성에 중점을 두면서 부채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계부채 수준을 볼 때 단계적인 채무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소비자의 자산 및 부채의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생애주기별 자산·부채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과다한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출처 : 주간 하나금융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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