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통령 전용차도 '국산' 선보일 때"
"이제 대통령 전용차도 '국산' 선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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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이달 25일 박근혜 정부가 공식적인 첫 선을 보인다. 이 모습은 국회 앞 생중계로 전파를 타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공개된다. 특히 한국의 경제수준이 세계 10위권에 오르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첫 여성 대통령이다.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날 처음 눈에 들어올 장면은 대통령이 오르는 '승용차'의 모습이다. 일명 '대통령 방탄차'다. 방탄차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고 심지어는 공격도 가능한 차종이다. 차량 유리는 물론이고 도어 하나하나가 모두 총탄이나 포탄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한다. 또한 독가스 같은 화생방 공격이 가해지면 차내로 고압산소를 공급해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타이어가 모두 터져도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고, 실시간 위성 통화와 응급수술도 가능하다.

방탄차는 아무나 제작할 수 없다. 기술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야 한다. 벤츠나 BMW, GM, 푸조 등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에 해당된다. 가격도 동급모델에 비해 수배 이상 비싸고, 차량 무게나 엔진 배기량도 생각 이상으로 높다. 특수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자사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가격은 둘째 치고 해당 메이커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 선진국에서는 자사의 방탄타 홍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때 가장 극적인 홍보방법이 바로 대통령이 탑승하는 방탄차다. 대통령은 자국을 대표하는 인물인 만큼, 때에 따라 세계적 관심사를 높일 수 있다. 미국대통령은 GM 캐딜락을, 프랑스 대통령은 푸조를, 독일 총리는 벤츠나 BMW를, 러시아 대통령은 질이라는 모델을 활용한다. 최근에는 중국 국가주석도 자국산을 활용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현직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벤츠나 캐딜락 등을 활용해왔다. 아직 기술적 수준이 선진국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섣부른 기술로 무장한 방탄 기능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최근 수년 사이에 우리의 자동차 기술과 품질은 세계 수준급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세계 시장 점유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국내 메이커는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기업이 현대차그룹이다.

국산 방탄차의 최초 모델은 현대 다이너스티 모델이다. 물론 전체 방탄은 아니고 유리 등 초보적인 방탄만을 갖춘 차종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는 훨씬 진보된 에쿠스 방탄차 모델이 등장하면서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이 모델은 이미 청와대에 기증됐고, 지난해 말에는 한국인 UN사무총장인 반기문 총장에게 제공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제 우리도 수준급 높은 방탄차 기술을 가지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 기술이나 응용도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나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상징성 높은 대통령 방탄차를 활용할 시기가 됐다. 특히 이번 대통령 취임식은 상징성이 큰 만큼 우리 국산 방탄차를 애용해야 한다. 우리의 자부심과 자긍심은 물론 우리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우리 국산 방탄차가 첫 선을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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