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앗아간 생명들
술이 앗아간 생명들
  • 도로교통공단 교육홍보부 교수 박현배
  • hyunbae79@naver.com
  • 승인 2013.08.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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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대전광역시·충청남도지부 교육홍보부 교수 박현배
며칠 전, 충남 태안의 어느 해수욕장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던 자매가 사망하고 아버지가 중상을 입은 끔찍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한 건의 음주운전 사고로 3명이 사상당한 참사였다.

최근 5년(’08년부터 ’12년)동안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41,275건이 발생, 4,196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54,138명이 상해를 입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의 경우 당사자는 물론 사고와 연관된 모든 사람들까지 심적, 물리적 고통을 겪는다는 점에서 실로 그 후유증은 엄청나다.

지난 2012년도에는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29,093건이 발생하여 815명을 사망케 하고 52,345명을 부상에 이르게 했다. 이와 같은 통계적 수치는 2011년도 비해 발생건수는 2.2%, 사망자수는 무려 11.2% 그리고 부상자수는 2.4% 증가한 수치이다. 음주운전의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 강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증가했다는 점이 우리를 당혹케 한다.

한 순간 귀중한 인명을 사상시키고 소중한 재산을 손괴시키는 음주운전.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밖에 없으며, 단속이나 교통사고에 의해 인간이 누려야 하는 자유의 제한이나 재산형에 따른 법률적 고통의 부담이 있는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히 기본적이고 상식적이지만, 술을 마시게 되는 자리에 아무런 위협도 느끼지 못한 채 차를 가져가는 무모한 행동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술을 섭취한 상태에서 뇌신경계의 전달이 왜곡되고 그로 인해 잘못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중추신경계를 엽으로 분류할 때 가장 먼저 술에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엽은 바로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운동영역으로서 우리 신체의 모든 운동을 통제하고 감정을 억압하는 동시에 예의범절이나 준법의식체계의 이해 그리고 창조 등의 복잡한 업무 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이 술을 섭취한 후에 가장 먼저 망가지게 된다.

즉, 술자리에 차를 가져갈 때에는 음주운전을 할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술을 섭취한 후에는 운동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준법의식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거리가 짧으니까', '2잔밖에 안 마셨네', '대리운전이 왜 이렇게 안 와', '사고 안 나겠지' 그리고 '단속하는 시간 아니네...' 등 음주운전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음주운전을 자행하게 된다.

이같은 알코올의 영향을 고려한다면, 운전자가 행동원칙으로 삼아야할 것이 있다. '어떤 술자리에 가든지 차를 가져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술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더더욱 필요한 원칙이다.

또 이같은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운전자 모두 술을 마신 이후에는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우며 한 순간 충동적인 행동의 하나로써 음주운전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운전자들이 이 같은 원칙을 신념으로 삼는다면 소중한 생명이 자신의 음주로 인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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