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은 영원한 ‘미운 오리?’
저축은행은 영원한 ‘미운 오리?’
  • 김성욱
  • 승인 2005.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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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금감원 국감에서 미확인 문제 제기
서민 혼란 야기…당국 지원 요원 우려

‘부도율 100% 저축은행이 8곳’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상호저축은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예보가 운용중인 리스크 관리스템 자료를 근거로 “저축은행 40곳이 누적된 적자에다 내재된 부실로 심각한 부도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김 의원은 “부도율이 100%인 저축은행이 8곳”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징계를 받은 저축은행이 타 저축은행을 인수했다”고 지적하면서 솔로몬저축은행을 그 예로 지목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권 의원이 솔로몬저축은행의 한마음저축은행 인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비상이 걸렸다.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은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이의 대처에 나섰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권 의원이 제대로 확인 없이 잘못된 지적을 하고 있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각 언론에 발송했다.

권 의원이 지적한 2001년 기관경고는 현 솔로몬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이전인 골드뱅크저축은행 시절에 받은 경고로 솔로몬저축은행과는 관계가 없다. 또한 2003년에 받은 징계는 ‘주의적 경고’로 금감원 제재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로 타 저축은행 인수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항이다.

권 의원의 얘기를 들은 한 부산지역 언론사 관계자는 “이미 한마음저축은행 인수협상 내정자로 나왔을 때 한차례 지적된 사항”이라며 “그러나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인데, 뒤늦게 이를 문제 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권 의원은 정확한 확인사실 한 번 없이 ‘일단 말하고 본’ 셈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권 의원의 주장은 옛 한마음저축은행 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우리에게 확인작업을 한 적이 없다”라며 “상장된 회사를 정확한 확인도 없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또 하나의 ‘주가조작’”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국감에서 많은 저축은행들이 의원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국회의원들이 저축은행을 문제 삼기보다는 국감 대상인 예보와 금감원을 타겟(?)으로 삼으면서 저축은행을 문제 삼고 있는 것.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저축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경영환경에 노출돼 있는 저축은행을 이 같이 흔들어 놓으면 이들의 주된 고객이면서 국회의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서민들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저축은행업계는 자신들과 상관없는 타 저축은행이 부실경영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가면 고객들이 “거기는 괜찮냐”라는 전화를 수십, 수백통씩 받고는 한다. 저축은행을 출입하는 기자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OO저축은행은 괜찮냐? 어느 저축은행으로 돈을 옮기는 것이 안전하냐?”는 등의 질문을 한다.

김정부 의원의 ‘부도율 100% 저축은행’ 지적도 저축은행업계의 불만과 고객의 혼란을 야기시켰다. 특히 김 의원이 예보의 자료를 근거로 문제를 삼아, 가뜩이나 좋지 않은 예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에서 저축은행업계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도율 100%인 저축은행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책임지지도 않을 발언으로 인해 엄한 저축은행과 고객들만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보와 금감원 국감에서 국회읜원들이 왜 저축은행을 희생물로 삼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그렇지 않아도 당국에서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채 가시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잘못된 지적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당국의 입장이 개선될 여지가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게 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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