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韓銀 콜금리 인상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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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자신감...추가인상 여부-시기 '촉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기준금리인 콜금리 목표치를 3.5%에서 3.75%로 0.25%P 인상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만에 단행한 이번 콜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은은 내년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왜곡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한은의 선제적인 통화정책의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콜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금리에 선방영돼 왔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국내경기 회복에 의한 콜금리 추가 인상여부에는 여전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경기회복구조에 대한 불안감으로 한은의 금리정책기조의 급변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여수신 상품에 대한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콜금리 인상에 따른 대응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콜금리 인상의 배경
 
한국은행의 12월 콜금리 인상은 내년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분석된다.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미 지난 6일 한은은 '2006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4%대 후반에 달하고 내년에는 5%성장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2.4%)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하반기 3.4%까지 오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한은이 6개월여의 시차를 앞두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에 나섰다는 평가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정상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콜금리 인상시기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불확실성 제거를 통한 시장안정을 위해 이번에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내외적인 금융시장의 변화도 금리인상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리고 있는데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달 정책금리를 연 4.00%로 올린데 이어 내년초까지 4.50%선까지 연속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또한 지난 1일 유럽중앙은행(ECB)도 5년반만에 정책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이와 함께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의 금리가 연 5.2%선까지 치솟는 등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의 격차가 1.00%P 이상 벌어지는 자금시장의 왜곡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 금통위가 콜금리를 계속 동결할 경우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져 자본의 해외이탈이 발생할 수 있고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의 왜곡현상이 심화 됐을 것"이라며 "미국과 대조되는 통화정책으로 인한 여론의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8·31 부동산종합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서고 있는 부동산가격 상승세 등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작용도 금리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가계부채가 어느정도 정리되면서 소비체질을 건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여유를 갖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 내년 초 추가 인상 여부 주목
 
한은이 전망한데로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내년 초 추가적인 콜금리 인상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금통위가 내년 1/4분기에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한 데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저금리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콜금리 추가여부에는 대내외적인 변수가 많아 쉽게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경우 경기회복세를 가늠하기 어려워 한국은행의 금리정책기조의 급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2002년 경기회복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이후 다시 다음해부터 금리인하로 급선회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의 격차가 다소 해결된 만큼 앞으로 추가 인상여부에 대한 한은의 반응은 더욱 신중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에는  경기상황을 관망한뒤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총재는 "앞으로 금리정책은 금통위에서 물가,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겠지만 지금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기회복을 지원해야 하고 물가안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기본 틀안에서 결정해 갈 것"이라며 "현 금리는 중립적 수준보다 아직도 낮지만 그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기관 예금금리 인상 '러쉬'
 
이번 콜금리 인상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콜금리 인상이 시장금리에 선방영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여수신 상품에 대한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콜금리 인상에 따른 대응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금통위 직후 우리은행은 콜금리 인상 및 최근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을 반영, 상품별로 0.25~0.60%P의 범위 내에서 금리인상을 9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1년 정기예금 금리는 0.25%P 올라 3.95%에서 4.20%가 됐고, 5년짜리는 4.05%에서 4.65%로 0.6%P 올랐다.
 
또 개인 MMDA는 3.1%에서 0.25%P 올라 3.35%가 된다. 적립식예금은 최고 0.3%P까지 조정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인 `Free-T우리적금`은 4.40%에서 4.70%로 `우리사랑가득찬 적금`은 3.8%에서 4.1%로 모두 0.3%p씩 올렸다.
국민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별로 종전보다 0.15~0.3%P 올려 9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1년짜리 정기예금은 종전 3.7%에서 4.0%로, 2년짜리는 3.9%에서 4.2%로, 3년짜리는 4.1%에서 4.4%로 각각 금리가 오른다.
1년짜리 미만의 단기 예금의 금리 인상폭은 0.15~0.2%P이다. 1개월짜리 예금 금리의 경우 종전 연 3.0%에서 3.15%로, 3개월짜리는 3.3%에서 3.45%로, 6개월짜리는 3.4%에서 3.6%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조흥은행과 신한은행도 다음주중 정기예금 금리를 0.2~0.3%P 인상할 계획이며, 하나은행은 단기 상품 위주로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콜금리 인상에 대응키 위해 발빠른 예금금리 인상을 내놓고 있다"며 "향후 시장금리 오름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다음주 중에는 모든 은행들이 0.2~0.3%P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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