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경영진 일괄사퇴"…위기돌파 '배수진'
KB금융 "경영진 일괄사퇴"…위기돌파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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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 경영진 '사의'…"연이은 악재 책임통감"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KB금융지주를 비롯해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경영진이 '일괄 사표'를 통해 위기돌파의 배수진을 쳤다. 연이어 불거진 악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 부사장 이하 임원 10명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이하 임원 8명,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이하 임원 9명 등 총 27명은 일제히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일괄 사표는 사상 초유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직접적인 발단이 됐지만, 지난해 발생한 KB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 의혹과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태로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지난 17일 일괄 사표를 제출키로 결정했다"며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지난해 불거진 사건·사고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당초 심재오 사장을 비롯한 KB국민카드 경영진만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이건호 행장을 비롯한 KB국민은행 임원들도 책임통감 차원에서 사의표명에 동참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영진의 사의표명이 일괄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현 경영진이 일제히 물러날 경우 상당기간 경영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영록 KB금융 회장도 "우선 수습하고 난 뒤 이번 일에 관해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선별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태의 주요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인 심재오 사장의 경우 퇴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심 사장 취임 전인 지난 2012년 6월에 발생했지만, 사회적 파장이 워낙 커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이와함께 금융당국이 관련자에 대한 강력 징계 방침을 선언한 만큼  당시 KB국민카드 수장이었던 최기의 전 사장 역시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건호 행장의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이 다소 엇갈린다. 지난해 취임직후 도쿄지점 의혹과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은행 부실 의혹, 중국 베이징법인 인사 파동 등 잇단 악재에 직면해 왔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이번 정보유출 사고 책임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다만 정부와 정치권 등이 카드사 정보유출 책임자에 대한 엄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 경영진 대부분이 물갈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KB금융 및 카드사 수장들의 사의 표명에 대해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액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보유출 사고) 관계자들의 책임있는 발언은 좋지만 거센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과도한 액션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구제대책 없이 사의 표명이 이뤄졌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일 KB국민카드와 함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당사자인 롯데·NH농협카드 수장들도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연이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6년 간 롯데카드를 이끌어온 박상훈 사장을 비롯해 상무이사 2명, 이사 6명이 사의를 표명했으며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도 같은 날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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