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속도내는 우리금융···롯데손보 이어 동양·ABL생명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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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의존도 95% 이상···금융지주 순이익 중 최하위
동양·ABL생명 동시 인수합병 추진···롯데손보도 "검토"
관건 '가격'···자금 여력 1조8000억·"오버페이 없다"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을 비롯해 동양생명·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잇달아 실사에 나서는 등 전과 다르게 인수 의지도 강한 편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탄탄한 타 금융지주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은행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인수를 검토 중인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ABL생명 등이다. 이 중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다자보험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75.4%를, ABL생명은 다자보험이 계열사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조건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올 3월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을 합치면 50조원에 달한다.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에 이어 생보업계 상위권인 NH농협생명(53조8435억원)과 차이가 크지 않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는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그림이지만, 매물로서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보험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그간 증권사가 우선 타깃이었지만, 증권은 한국포스증권-우리종금의 합병방식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결정, 현재 감독 당국의 승인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어로 거론되는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뛰어들기도 했다. 오는 28일 인수 본입찰을 앞둔 가운데,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협의가 이뤄지면서 롯데손보 본입찰 참여는 불투명해졌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우리금융 측은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나, 시장에서 거론되는 2조원대 가격과 관련 "오버 페이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전은 얼마나 합리적으로 가격이 정해지느냐가 관건이다. 회사 측은 비은행 M&A에 가용할 수 있는 투자 여력을 1조8000억원으로 밝힌 상태다. 자본비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면 보험사 인수 자체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5%를 넘길 정도로 절대적이다.

은행에 힘을 보태줄 비은행 계열사의 공백으로 타 금융지주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지주 순이익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금융이 금융지주 중 최하위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시점으로 봤을 때 롯데손보 매각 본입찰에서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험사 인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서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베팅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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