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일임형 랩어카운트 '난항' 예고
증권업계 일임형 랩어카운트 '난항' 예고
  • 임상연
  • 승인 2003.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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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주문 불가에 복수주문까지 업무규정 위반.
증협 주문방식 재검토 요청…일부 대형사 시장 불참 선언.


종합자산관리업을 위해 증권업계가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시행도 되기전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이는 재경부의 일임형랩 포괄주문 불가 방침으로 증권사들 마다 복수주문 방식을 선택, 시스템 개발에 나선 상태지만 이마저도 증권거래소 업무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업협회와 증권사들은 재경부에 포괄주문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며 일부 대형사의 경우 시장 불참 또는 연기를 선언하는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포괄주문 불가로 증권사들이 준비중인 복수주문 시스템이 증권거래소 업무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 업무규정 91조 1항에 따르면 동시에 한 종목을 분활해 매매하는 복수주문은 투자자들의 투자 혼란 등 공정거래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HTS내 복수주문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LG투자증권 등 4개사가 증권거래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주문 방식마저 증권거래소 업무규정에 따라 금지되면서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추진에도 큰 차질을 빗고 있다. 재경부가 랩 계좌의 포괄주문이 유사투자신탁행위에 속한다며 불가 방침을 선언한데다 차선책이었던 복수주문 방식도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증권사는 일임형 랩 시행을 위해 복수주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관계자는 “포괄주문도 복수주문도 안된다면 사실상 일임형 랩어카운트 업무를 추진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제도적 정비도 없이 일임형 랩을 허용한 재경부의 잘못이 크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증권사들은 시장 불참 및 연기를 선언하는 등 금융당국과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형증권사가 시장에 불참할 경우 시장 활성화는 물론 제도 도입 취지도 퇴색될 수 밖에 없다.

한 대형증권사 기획담당자는 “주문방식이 해결되지 못하면 일임형 랩의 시장성도 없다”며 “따라서 무리하게 일임형 랩을 추진 증권사는 물론 고객들에게 마저 불편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시장 참여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증권업협회는 증권사들의 이 같은 고충을 오늘 은행연합회에서 열리는 김진표 재경부 장관과 증권 투신사 사장단간의 상견례에서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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