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4Q 실적 발표 임박…'어닝 쇼크' 불안감↑
건설사 4Q 실적 발표 임박…'어닝 쇼크'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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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저가 수주·주택사업 부진 '2중고'…적자사 속출 우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오는 23일 대림산업을 시작으로 건설사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어닝쇼크' 불안감이 건설업계는 물론 증권가에 팽배하다. 

저가수주에 따른 해외공사 현장의 손실과 국내 주택사업 부실 등 이중고를 겪고 있어 '적자 건설사'가 속출 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변수로는 해외사업장 원가 조정 여부와 미분양,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대손처리 규모 등이 꼽히고 있다.

유화부문 호조로 3분기까지 안정세를 보인 대림산업은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6% 감소한 2조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대비 43.9% 감소한 728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택사업의 대손비용 800억원과 계열사 삼호의 감자(자본금 감소)와 관련 손실 200억원가량을 반영,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수주물량 확보가 지연 된데다 재무최고책임자(CFO)가 바뀌면서 사우디 등 부실 사업장의 원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

24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물산은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물산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9.5% 하락한 1651억원으로 예상됐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건설부문 수익이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4분기 실적에 '부천중동 래미안' 등 주택사업에서 발생한 비용이 반영돼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주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수익성이 양호한 매출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미분양과 재고자산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이 예상했다"라고 말했다.

28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대우건설은 미분양과 장기 미착공 PF 사업에 따른 부실로 4분기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한 43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이달 들어 영업이익 예상치가 3700억원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매출액도 9조1800억원에서 9조400억원으로 1.5% 줄었다.

조주형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이 회계조작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별도로 회계 내용에 대한 감리를 받고 있는 만큼 미분양과 미수금, 재고자산 등에 대한 회계처리를 이전보다 더 보수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GS건설과 함께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던 삼성엔지니어링(28일 발표 예정)은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서울 도곡동 사옥과 삼성동 글라스타워 지분 매각으로 1200억원이 영업 외 이익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은 429억원 수준으로 예상됐으며 4분기 흑자전환하면서 연간 영업적자는 9486억원으로 1조원대 손실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내내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린 GS건설의 4분기 실적은 설 연휴 이후에나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추정치로는 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0.4% 증가한 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813억원의 적자가 추정됐다. 지난해 1~3분기 각각 수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던 것보다는 규모가 상당 폭 줄어든 모습이다.

다만 수주물량 부족에 따른 외형성장 둔화와 국내외 현장 원가율 상승 부담이 실적 악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이집트, 터키, 베트남 등의 프로젝트에서 공정률이 지체돼 4분기 영업 손실이 당초 추정치보다 3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전분기 19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현대산업개발은(2월 초 발표 예정) 4분기에도 –694억원을 기록하면서 손실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과정에서 PF를 인수한 대구월배2 아파트 사업장 손실액과 인천지하철 공사 과징금(140억원), 김해경전철 감액손실 등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착공 PF 사업장은 없지만 98%까지 치솟은 도급 주택 원가율과 부천약대 재개발 소송 충당금 등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4분기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해외수주 누계 1000억달러를 달성한 현대건설(24일 발표 예정)은 꾸준한 실적을 유지, 다른 대형건설사들과는 달리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4분기 영업이익 2223억원, 연간 809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도 영업이익(7604억원)을 웃도는 호실적이며 8000억원대 이익을 상회하는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현대건설은 대규모 손실요인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2012년 문제를 일으켰던 해외사업장의 공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도 실적을 밝게 전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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